한전 “비리근절” 전 직원 서명, 이러면 끝인가요

강다은 기자 2023. 7.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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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톡]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5월 30일부터 약 2주간 휴·정직자를 제외한 전 직원 약 2만3000명에게 ‘겸직 금지 의무 준수 및 태양광 비리 근절 서약서’에 서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에너지 업계에선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엉터리 에너지 정책의 꼭두각시가 되어 태양광 투자에 돈을 쏟아붓고 직원들의 태양광 비리를 내버려두더니 뒤늦게 무슨 보여주기식 쇼냐” “비리 막을 시스템을 만들어야지 종이에 서명받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10일 한전에 따르면, 서약서에는 “임직원 본인 명의의 태양광 발전 등 전력 사업은 물론, 겸직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는 가족 등 지인 명의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거나 운영상 참여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합니다. 또 “태양광 발전 등 전력 사업과 관련해 사적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신고해야 하며, 직무 관련 영리 행위 등을 금지하는 ‘임직원 행동 강령 및 행동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런 배경엔 감사원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관련 감사 결과가 있습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문재인 정부 당시 ‘신재생에너지 사업’ 감사를 진행해 250여 명에 대한 수사 요청을 검토 중입니다. 이 중 한전 임직원도 여럿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전은 “공사의 허가 없이 자기 사업을 하거나 타인의 업무에 종사하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직원 가족 등의 명의로 태양광 사업을 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서약서는 한전 직원이라면 절대로 태양광 사업에 참여하지 말자는 취지”라고 설명합니다.

그동안 한전 직원들이 영리 목적의 겸직이나 가족 명의로 태양광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인지 전 직원 대상으로 이런 서명까지 받은 발상 자체가 한심해 보입니다. 한편으론 직원들의 태양광 비리나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으면 이런 일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런다고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입니다. 한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과 인적 쇄신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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