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눈] 영월 상동고 야구부 창단에 거는 기대

방기준 2023. 7. 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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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덕적고 폐교위기 주민 나서
전국 유일 섬마을 야구부 탄생
2년만에 학생수 3배까지 증가
영월 상동고 ‘야구고’ 전환 추진
지역 주민-교육청·관련 단체
학교·지역소멸 방지 한마음
상동고 결실로 지역 발전 기대

인천광역시 옹진군 20.8㎢(692만평)면적 덕적도의 유일한 고등학교인 덕적고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섬마을 야구부가 있는 학교이다. 한 때 120여 명에 달했던 덕적고 학생 수는 14명까지 줄어들면서 폐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현재 는 38명까지 늘었다. 폐교를 걱정하던 학교의 학생 수가 2년 만에 3배 가까이로 늘어난 기적이 발생했다.

섬 지역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던 덕적초·중·고가 통폐합 검토 대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섬 주민들은 비상이 걸렸다. 학교가 사라지면 자연스레 학생을 포함한 가족 전체가 섬을 떠나야 해 인구 감소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20년 7월부터 섬 주민들은 “폐교만은 안된다. 섬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어지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학교만은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덕적고 야구부 창단에 나섰다. 그러나 섬 지역 학교인 탓에 선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에다 별도의 훈련장과 기숙사 확보도 쉽지 않아 넘어야 할 과제도 많았다.

하지만 섬 주민 1300여명 중 800여명이 야구부 창단 서명운동을 펼쳤고 시교육지원청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창단 계획서를 제출하는 한편 야구부를 위한 후원회와 덕적초·중·고 동창회도 만들어졌다. 그 결과 창단 준비 시작 1년여 만인 2021년 9월 교육청의 야구부 창단 승인에 이어 12월에는 야구부 공식 창단식이 마련됐다.

물론 국내 유일의 섬마을 덕적고 야구부 꿈을 지원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따뜻한 기부 행렬도 이어져 각종 장비와 시설 지원에 사용됐다. 소규모 학교들이 야구부 창단 덕분에 폐교 위기를 넘긴 사례는 또 있다. 경남 양산시 원동면 원동중은 2010년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몰리자 2011년 3월 야구부를 창단했다. 이 학교 야구부는 2013년과 2014년 대통령기대회에서 연이어 우승하자 학생이 몰리기 시작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폐광지역인 영월 상동읍에는 상동초·중·고가 있다. 상동고는 1953년 개교에 이어 1984년 공립으로 전환, 지난해까지 총 343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나 올해에는 1명에 그친 데다 2년 연속 신입생이 전무해 학기 초에는 3학년에 학생 3명만 남은 초미니 학교로 전락했다. 때문에 1학년 또는 2학년 학생 2명 이상 전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7월 폐교심의위원회를 거쳐 내년에는 폐교가 불가피한 실정이었다.

이에 덕적도 주민들처럼 상동읍 주민들과 학교동문 및 출향인들이 “지역소멸 위기에 따라 모교가 사라지는 현실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으로 국내 최초의 야구고 전환을 위해 지난 4월 10일 모교 체육관에서 가칭 상동야구고설립추진위원회 발대식을 마련했다. 발대식에는 최명서 영월군수와 심재섭 군의장·정민승 교육장·김성수 체육회장·김길수 강원도야구소프트볼협회장·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전 회장 등이 참석해 적극 지원을 약속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 추진위는 곧바로 속도감 있고 내실있는 추진을 위해 교육계에서 윤수종 교장과 전미경 교감·김동옥 영월교육지원청 체육담당 장학사, 군의회와 지자체는 김상태 군의원과 엄경옥 상동읍장·및 엄대섭 군 산업육성팀장, 체육계는 김성수 회장과 김길수 회장 등 15명이 참여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이 팀은 현재까지 야구고 전환을 위한 예산 확보와 인·허가, 교내 시설 활용 방안 및 교육 과정 등에 대해 교육청과 지자체·관련 단체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 특히 최근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야구드림팀 멤버이자 11년 동안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내야수로 활동한 백재호(49)씨를 초대 감독으로 영입하는 한편 서울과 인천·세종 등 타 지역에서 활동하는 1학년 야구선수 학생 14명의 전학 절차를 마무리 했다.

이들 학생은 교내와 영월읍 덕포야구장을 오가며 타격 등 야구 기본훈련에 돌입했으며 조만간 공식적으로 야구부 창단식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동초·중·고총동문회(회장 이운식)와 이장협의회(회장 최중철)등 상동지역 각급 사회단체들은 폐교 위기 극복과 야구고 전환을 위해 십시일반 마음을 보태 4000여만원의 기금을 모으기도 했다. 또 상동읍 남녀자율방범대(대장 정재환·공명자)는 야구부 학생들을 위해 ‘솜씨가’ 김치공장측이 무상 지원한 11인승 카니발로 밤 9시에 교내에서 임시숙소에 이르는 6~7㎞ 거리의 안전 귀가를 지원하고 있다.

인천 덕적고 야구부의 성공 사례처럼 상동고의 야구부 전환이 결실을 거둬 침체된 상동지역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는 물론 지자체와 교육계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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