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60. 앵초 - 천국의 문을 여는 자주색 숲의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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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산에서 묻습니다.
왜 당신은 기를 쓰고 행복을 갈구합니까? 열쇠가 있어도 문을 열지 못하는데. '천국의 문'은 찾을 수 없는 문, 존재하지 않는 문, 허상의 문일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앵초(櫻草)를 아시나요? 4~5월의 숲을 붉은 자주색으로 물들여 천국의 문을 여는 요정! 큰앵초 설앵초 좀설앵초로 구분되는 앵초는 천국의 문을 여는 숲의 요정입니다.
침묵의 숲에 꽃이 피면 천국의 문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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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산에서 묻습니다. “당신은 왜 인생이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말문이 막히시나요? 그럴 겁니다. ‘내 인생은 언제나 행복해야 하고 미래의 길은 꽃길이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을 테니. 그러나 그런 삶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허상에 얽매여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요. 행복해야 하니까. 행복해 보이고 싶어서? 어느 쪽이든 정답은 아닙니다. 아니,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행복에 대한 세상 모든 사람의 기준이 다르니 그럴 수밖에요. 행복에 집착하면 집착할수록 불행의 늪은 더 질척이며 깊어집니다. 위의 질문은 그걸 일깨웁니다.
열쇠가 있습니다. 고리에 이렇게 쓰여 있군요.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 와 우! 이젠 행복할 일만 남았습니다. 그럴까요? 그런데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은 어디 있나요? 아무도 모릅니다. 열쇠만 있을 뿐 그 어디에도 문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래서 다시 묻습니다. 왜 당신은 기를 쓰고 행복을 갈구합니까? 열쇠가 있어도 문을 열지 못하는데…. ‘천국의 문’은 찾을 수 없는 문, 존재하지 않는 문, 허상의 문일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인간계엔 없지만, 식물계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앵초(櫻草)를 아시나요? 4~5월의 숲을 붉은 자주색으로 물들여 천국의 문을 여는 요정!
큰앵초 설앵초 좀설앵초로 구분되는 앵초는 천국의 문을 여는 숲의 요정입니다. 5월의 숲에 사랑과 행복을 불어넣어 뭇 생명이 스스럼없이 깃들게 하지요. 침묵의 숲에 꽃이 피면 천국의 문이 열립니다. 잠겼던 목소리에 생기가 돋고, 아픈 몸이 기지개를 켭니다. 구석구석 아팠던 근육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지요. 과장이라고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목이 아프거나 감기에 걸리면 앵초를 캐고, 관절이 들쑤실 때 이 요정을 찾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지요. 혈액순환이 순조롭지 않을 때도 앵초는 귀한 약재였습니다.
앞서 건넨 질문은 쇼펜하우어의 말입니다. 그는 이런 말도 했더군요. “인생은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고, 태어났다면 최대한 빨리 죽는 것이 차선”이라고.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앵초꽃이 무리 지어 핀 5월의 숲을 봤다면 고통, 절망, 아픔 등의 단어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천국의 문이 그 꽃에 있었으니. 못 믿겠다고요? 머뭇거리지 말고 직접 경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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