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혼전임신 후 돌변한 남친 "지우든지 혼자 낳든지"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남자친구와 교제 중 임신을 해 결혼까지 약속했으나 갑자기 돌변한 남자친구 때문에 홀로 아이를 낳게 된 여성 이야기가 소개됐다.

지난 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지인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난 여성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픽사베이]

사연에 따르면 여성 A씨는 지인 소개로 남성 B씨를 만나게 됐고 얼마 되지 않아 임신까지 했다. 이들은 결혼을 약속했고 A씨의 부모님은 혼전임신에 놀라긴 했으나 결혼을 축복했다.

그러나 B씨의 부모님들은 달랐다. A씨의 혼전임신, 소득, 집안 경제력 등을 이유로 아들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A씨는 자신만 믿으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 B씨를 믿고 예식장과 신혼집 등을 구했으나 B씨 역시 시간이 지나자 변했다.

B씨는 A씨와 산부인과를 가기로 한 날에 연락이 두절되는가 하면 술에 잔뜩 취해 "너 같은 애랑 결혼 못 하겠다. 애는 지우든지 네가 혼자 키우든지 알아서 해라" 등 막말도 내뱉었다.

A씨는 결혼은 아니더라도 아이 문제를 B씨와 논의하고 싶었으나 이후 B씨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결국 A씨는 혼자 아이를 출산했고 B씨는 여전히 소식이 없다.

[사진=조은수 기자]

A씨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반대한 그의 부모님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 양육비는 물론 출산비용과 신생아 용품 구입 비용까지 전부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김미루 변호사는 "결혼에 이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약혼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신 사실, 결혼 계획 등을 양가에 알리고 신혼집이나 예식장 등을 알아보는 구체적인 결혼 준비를 했다면 서로에게 혼인의 의사를 표시했다고 할 수 있으며 약혼이 성립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조은수 기자]

그러면서 "사연의 경우, B씨가 출산 및 혼인 생활에 대해 걱정하는 A씨를 충분히 이해하거나 보호하지 않았다고 보이며 지속적으로 낙태를 종용하며 신뢰를 훼손했다. 또 A씨와 아이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도 보여 B씨에게 약혼 파기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김 변호사는 "단순히 부모가 상대방을 종용하고 파기에 개입했다는 정도의 이유만으로는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기 어렵다"며 "상대방 부모가 상대방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욕설과 폭행 정도를 해야 (상대 부모에게도)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양육비를 청구하기 이전에 "부부가 아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아버지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B씨가 '이 아이는 내 친자'라는 것을 확인해 주는 임의인지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A씨 등이) B씨를 상대로 인지 청구를 해 아이의 아빠가 B씨라는 것을 법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B씨가) 유전자 검사를 거부할 경우 법원에 유전자 검사를 요청하는 수거명령신청을 할 수 있다. 이것도 거부하면 1천만원 이내에서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말했다.

[사진=조은수 기자]

이어 "그래도 하지 않는다면 30일 내에 감치를 진행할 수 있고 그럼에도 거부한다면 (해당 아이가 B씨의) 친자로 볼 수 있다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기에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둘 다 아이의 친권자, 양육자로 지정이 됐기에 양육권이 정해져야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엄마가 친권 및 양육자로 지정되면 아버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출산비, 병원비, 산후조리비 등은 B씨에게 청구하기 어렵다. 월 양육비의 의미는 이런 비용까지 다 포함하지 않는다. 하지만 약혼 해제 파기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실 때 그런 부분을 반영해달라고 주장할 수는 있다"며 말을 마쳤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