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도 딱 걸렸다... 윔블던에도 통금시간 있다는 걸 아시나요

김영준 기자 2023. 7. 1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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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 넘으면 경기 중단하기로
주민 소음과 관중 귀가 시간 고려

노바크 조코비치(세계 랭킹 2위·세르비아)와 후베르트 후르카치(18위·폴란드)의 윔블던 남자 단식 16강전이 펼쳐지던 9일(현지 시각) 밤 10시 35분. 조코비치가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3세트가 시작되기 전, 경기를 주관하던 주심이 마이크를 잡고 “신사숙녀 여러분. 경기가 연기됐습니다(suspended)”라고 말했다. 선수가 부상을 입은 것도, 대회장에 경기를 진행하지 못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중단된 경기는 다음 날 오후 재개됐다.

경기가 중단된 이유는 윔블던 대회만의 독특한 ‘통금’(curfew) 규정 때문이다. 윔블던은 밤 11시가 넘은 시각까지 경기를 진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시각 전까지 승부가 나기 힘들 거라 판단한 심판이 경기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대회장 인근 지역 주민들 피해를 최소화하고 관람객의 안전한 귀가를 보장하기 위해 2009년 도입된 규정이다. 그해 윔블던 메인 경기장인 센터 코트에 지붕을 신축해 야간 경기가 가능해지자 주민 보호를 위해 지역 의회가 경기 시간에 제한을 걸었다. 이 때문에 다른 메이저 대회(US 오픈, 프랑스 오픈, 호주 오픈)와 달리 윔블던에선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이어지는 혈투를 볼 수 없다. 조코비치 역시 통금 규정에 걸린 게 처음이 아니다. 라파엘 나달과 맞붙은 2018년 대회 준결승전이 시간 제한에 걸려 1박 2일로 치러졌다.

아예 예외가 없는 건 아니다. 밤 11시를 조금 넘기더라도 경기가 곧 끝날 상황이면 진행한다. 실제로 2012년 대회 때 앤디 머리와 마르코스 바그다티스 경기는 밤 11시 2분에 끝났다. 11시가 됐을 때 머리가 1게임만 더 따면 승리하는 상황이어서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당시 지역 의회는 “융통성과 상식이 우선한다”고 말했다.

9일 경기에서 여자 단식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는 16강에서 벨린다 벤치치(14위·스위스)를 세트스코어 2대1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시비옹테크는 빅토리야 아자란카(20위·벨라루스)를 2대1로 물리친 엘리나 스비톨리나(76위·우크라이나)와 8강에서 격돌한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제시카 페굴라(4위·미국)도 레시아 수렌코(60위·우크라이나)를 2대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페굴라가 윔블던 8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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