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스레드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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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오랜 앙숙이다.
머스크는 평소 전기차와 우주선을 제조하는 자신과는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성공 신화를 쓴 저커버그를 "너무 쉽게 돈을 번다"고 못마땅해했다.
두 사람 간 갈등은 머스크가 작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최고조로 치달았다.
저커버그가 트위터와 판박이인 '스레드'(Threads·실, 타래) 개발에 나서자 머스크는 "세계가 저커버그의 손 아래 놓이게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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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평소 전기차와 우주선을 제조하는 자신과는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성공 신화를 쓴 저커버그를 “너무 쉽게 돈을 번다”고 못마땅해했다. 2017년에는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머스크가 “AI는 인류에게 근본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하자 AI 예찬론자인 저커버그는 “무책임하다. AI가 우리 삶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듬해 페이스북의 정보 유출 사태로 페이스북 계정 삭제 운동이 번지자 머스크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계정을 없앴다.
두 사람 간 갈등은 머스크가 작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최고조로 치달았다. 저커버그가 트위터와 판박이인 ‘스레드’(Threads·실, 타래) 개발에 나서자 머스크는 “세계가 저커버그의 손 아래 놓이게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말싸움도 모자라 급기야 두 사람은 “한판 붙자”며 종합격투기 대결까지 예고했다. 그런데 스레드가 지난 5일 출시된 후 불과 나흘 만에 가입자가 1억명을 돌파해 인터넷 서비스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스레드 신드롬은 트위터를 망친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웠지만 트위터에는 인종차별 등 혐오성 발언, 가짜뉴스가 넘쳐났다. 저커버그는 이런 약점을 파고들어 ‘깨끗한 트위터’를 표방했다. 오죽하면 ‘흥행의 1등 공신은 머스크’,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라는 말이 나올까. 하지만 단문에서 단문으로 이어지는 스레드 소통도 트위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두 거물의 다툼이 사회적 공론장을 더 왜곡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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