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상 역사로부터 얻는 기후위기 극복의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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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우기에 담긴 성상과 백성의 걱정, 기쁨을 공손히 받들어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여 이 글을 새깁니다. 측우기의 1푼(分), 1치(寸)를 살피면 먼 곳의 사정도 알 수 있으니 적으면 가물까 많으면 잠길까 염려하고 그저 적당하기만을 빕니다."
이와 함께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통해 2000억건이 넘는 기상·기후 정보를 제공 중이며 과거 100년의 기상 자료를 포함해 매일 생산되는 방대한 기상·기후 데이터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기상기후데이터허브'도 2024년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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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우기에 담긴 성상과 백성의 걱정, 기쁨을 공손히 받들어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여 이 글을 새깁니다. 측우기의 1푼(分), 1치(寸)를 살피면 먼 곳의 사정도 알 수 있으니 적으면 가물까 많으면 잠길까 염려하고 그저 적당하기만을 빕니다.”
농업 국가였던 조선은 강수량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을 것이다. 조선 시대에 이르러 기상 관측은 정량적 접근을 취했고 대표적 방법으로 ‘우택(雨澤)’이 있었다. 우택은 비가 온 뒤 젖은 흙의 깊이를 호미나 쟁기로 재는 방식인데, 정확도가 일정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우량을 푼·치·자로 계량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우량 측정계인 측우기가 발명됐고, 조선 각지에 설치되어 전국적인 우량 관측망이 형성됐다. 측우기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미국 기상학자 ‘하워드 블루스타인’의 종관기상학 교과서에도 기상 발명품 중 인류 역사에서 첫 번째로 중요한 사건으로 명시됐다. 이는 두 번째 발명품인 갈릴레오 온도경보다 150년, 서양의 우량계보다 220여년 앞선 것이다.
이러한 기상 관측의 역사에 비춰 기상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관측 기술의 향상과 촘촘한 관측망을 통한 정확한 기상 정보의 수집임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미래 기후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기후 변동 파악과 이해가 수반돼야 하며 기후 변동과 그로 인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30년 이상의 장기간 기후 자료가 필수적이다.
기상청은 지난 250여년간의 서울 월 강수량 및 우량 강도에 대한 기후 통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근대 기상 관측의 상징으로서 세계기상기구가 인증한 ‘세계 100년 관측소’에 2017년 서울과 부산이, 올해 5월에는 제주가 선정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00년이 넘은 관측소를 총 8곳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통해 2000억건이 넘는 기상·기후 정보를 제공 중이며 과거 100년의 기상 자료를 포함해 매일 생산되는 방대한 기상·기후 데이터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기상기후데이터허브’도 2024년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기후변화에 의해 극한 기상 현상이 증가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위기 시대, 기상청은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보고서’ 등을 발간해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 변화, 연 강수 변화, 계절 변화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한반도 기후와 기후변화를 감시하고 분석하며 미래의 기후변화를 예측해 국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축적된 기상 관측 기록을 통해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혜안을 찾기를 희망한다.
유희동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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