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미, 경제수역 침범시 단호 대응"…군 "긴장 조성 중단해야"(종합3보)

옥승욱 기자 2023. 7. 1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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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김여정 담화…"위임에 따라 반복해 경고"
"미 정찰기, 오늘 새벽 우리 경제수역상공 침범"
합참 "한미동맹 정상 비행활동, 모든 결과 책임 북측에 있어"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사진 = 조선중앙TV 캡처) 2022.08.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남빛나라 기자 =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북한 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면서 경고성 담화를 냈다. 우리 군은 위협적 언동을 통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늦은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또 다시 해상군사 분계선을 넘어 우리 측 경제수역을 침범할 시에는 분명하고도 단호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위임에 따라 반복해 경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새벽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 전략정찰기가 여러 차례 동해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격추'를 언급한 데 이어 나온 위협이다. 김 부부장은 국방성 담화와 달리 '영공 침범' 대신 'EEZ 침범' 이라며 말을 바꿨다. EEZ는 설정 기준이 영해 기선으로부터 200해리 범위 내로, 영토나 영공과 같이 주권이 미치는 영해(12해리)와는 다른 개념이다.

'위임'이란 표현을 사용한 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발언이란 점을 분명히 해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부장은 "미군이 우리 측 경제수역을 침범하지 않고 그 바깥에서 정탐행위를 하는데 대해서는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란 조건을 달았지만 침범이 있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 부부장은 "240n·mile(노티컬마일·해리) 이상의 탐지 반경을 가진 적대국의 정찰자산이 우리의 200n·mile 경제수역을 침범하는 것은 명백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에 대한 엄중한 침해"라고 밝혔다.

이어 "바로 오늘 새벽 5시경부터도 미공군 전략정찰기는 또다시 울진 동쪽 270여㎞~통천 동쪽 430㎞ 해상상공에서 우리측 해상 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동부지역에 대한 공중정찰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 공군의 대응출격에 의해 퇴각하였던 미공군 정찰기는 8시 50분경 강원도 고성 동쪽 400㎞ 해상상공에서 우리측 해상 군사분계선 상공을 또다시 침범하면서 공중정찰을 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걸어왔다"고 부연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군대는 이미 미군측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상태에 있다"며 "미국간첩 비행기들이 아군해상 군사분계선을 넘어 침범하군 하는 우리 경제수역 상공 그 문제의 20~40㎞ 구간에서는 필경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될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 부부장이 명시한 '문제의 20~40㎞ 구간' 이란 2018년 9월 맺은 남북 군사합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합의는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동부지역은 40km, 서부지역은 20km를 정찰기 등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했다.

남측을 향한 거센 비난 표현도 담겼다.

김 부부장은 "이제는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가 미 국방성이나 미인디아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이라도 되는듯 자처해 나서고있다"며 "쩍하면 삐치고 돌아가고 삐치지 않으면 근질거려하는 그 몹쓸 버릇은 정치를 한다는 것들이나 군부깡패들이나 하나같이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족속들의 체질적 특질인 듯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미국이 아직까지도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어떠한 위험이 저들에게 마주 오고있는가를 감득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더우기 참변까지 당한다면 분명 그것은 자작지얼(자기가 저지른 일로 생긴 재앙)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미국 공중 감시정찰 자산의 한반도 주변 비행은 통상적인 정찰 활동이며, 영공을 침범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 발표 이후 합참은 또 한번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북측은 오늘 재차 한미동맹의 공해 상공에서의 정상적인 비행활동에 대해 위협적 언동을 통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동맹의 정상적인 비행활동에 대한 북측의 행동으로 초래되는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북측에 있다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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