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지원 '강철비' 집속탄···서방 동맹국들도 반대 "비인도적 무기"
美 "포탄 생산 때까지만 지원"···우크라 "러시아 방어망만 뚫겠다"
영국·캐나다·스웨덴 등 서방 동맹국 "민간인 해칠 수 있다" 반발
미국이 '강철비'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 집속탄은 분쟁 지역에서 민간인, 특히 어린이 사상자를 내는 주범으로 꼽히면서 이를 지구상에서 추방하려는 금지 협약까지 제정된 비인도적 무기다.
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집속탄과 고속기동로켓시스템(HIMARS) 탄약 등 총 8억 달러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수백개의 자탄(子彈)을 갖고 있는 살상무기다. 모(母)폭탄 내지 포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면 수백개의 자탄이 흩뿌려져 광범위한 지역에 폭발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공중에서 비처럼 폭탄이 흩뿌려지는 탓에 ‘강철비’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집속탄은 1개만으로도 축구장 3, 4개 넓이의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사실상 무차별 살상무기도 될 수 있는 셈이다. 일부 폭탄은 불발탄 비율이 40%에 이르러 민간인 피해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를 제외한 123개국은 지난 2010년 집속탄 사용·제조·보유·이전을 금지하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 서명한 바 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대해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MK-20 '로크아이 II' 집속탄과 155㎜ 곡사포에서 쏠 수 있는 집속포탄 제공을 요청해왔다. 이번에 미국은 이중 M864 155㎜ 집속포탄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별도 브리핑에서 "집속탄의 불발탄 위험에 따른 민간인 살상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장기간 숙고를 이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고심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포탄이 떨어져 가기 때문에 집속탄 제공 결정을 내렸다”며 “이런 사실을 동맹국들에도 알렸다”고 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과도기 동안 충분한 포탄을 생산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집속탄을 지원받으면 시가지 등 민간인 거주 지역에선 사용하지 않고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방어망을 돌파할 때만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고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지도층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집속탄 지원이 실제 진행되면 이는 3차 세계대전을 의미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도 "인류 절반을 자신과 함께 저세상에 데려가기 위해 '핵 아마게돈'을 도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도 집속탄 사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영국, 캐나다, 스웨덴 등 일부 서방 동맹국들조차 "집속탄이 어린이 등 민간인을 해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8일(현지시각) “영국은 집속탄의 생산과 사용을 금지하는 ‘집속탄 금지 협약’(CCM)에 가입한 나라”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략에 맞서 계속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지만 그 역할은 중무장 탱크와 장거리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도 ‘집속탄 같은 특정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면 안 된다는 “강력한 공약”을 지킬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적법한 방어에는 지지를 보내지만 집속탄은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는 아직 가입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그는 9일(현지시간) 녹화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쟁이 한창인 지금 나토 회원국으로 편입할지에 대해 나토 내 만장일치 의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차민주 인턴기자 mj0101@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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