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새마을금고에 6조 유동성 공급 … 예금 인출도 진정세
RP 매입해 채권시장도 안정
이번주 사태 조기진화 분기점
은행권이 새마을금고에 6조원 이상의 단기 유동성을 공급한다. 부실 우려가 확산되고 일각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까지 나왔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서면서 진정 국면을 맞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번주가 사태 조기 진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산업은행·기업은행은 이날까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7개 은행이 각각 5000억∼2조원 규모의 RP 매입 계약을 맺었는데, 총 6조원 이상이 새마을금고에 지원됐거나 지원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이 1조5000억원, 하나은행도 1조원을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지난 7일 은행권에 "새마을금고 단기 유동성 지원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각 은행은 새마을금고가 보유한 국고채·통화안정증권채권(통안채) 등을 담보 격으로 받고 RP 매입 자금 유동성을 공급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조건으로 새마을금고와 RP 계약을 한 것으로 안다. 전체 규모는 6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이 시중은행의 RP 매입 카드를 꺼낸 것은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서다. 새마을금고가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면 보유채권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는데, 이때 채권시장도 출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불안 심리를 안정시킬 대책을 모색하는 동안, 시중은행이 새마을금고에 단기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금융당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예금 이탈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위기설이 확산된 주말 이후 첫 영업일인 10일부터 예금이 인출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이탈세가 확연히 꺾인 분위기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도 "창구가 많이 한산해졌고 해지한 예금을 재예치할 수 있느냐는 문의도 늘고 있다. 분위기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전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한창섭 행안부 차관 등 고위 관계자들이 잇달아 "안심해도 좋다" "정부를 믿어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데다 강도 높은 대책들을 내놓자 불안 심리가 잦아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실상 '정부 보증'이나 다름없는 5000만원 이상의 원금과 이자까지 보장한다는 대책이 나왔고,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중도해지한 예·적금에 대해서는 최초 가입 조건과 동일하게 계좌를 복원해주기로 한 조치도 주효했다.
정부는 추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이날부터 행안부·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 실무자들로 구성된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 지원단'이 가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상주근무하면서 비상 대응체계를 이어간다.
한은도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자금 조달이 시장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시중 유동성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명지예 기자 /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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