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르륵’ 원룸촌 창문 열리더니 남자 머리가 쑥…관음증 괴한 ‘집행유예’

대전 원룸 밀집 지역을 돌아다니며 모르는 사람 집 창문을 열고 훔쳐본 남성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3단독(오명희 판사)은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 씨(33)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앞서 A씨는 지난 3월 20일 오후 9시께 대전 서구 한 다가구 주택의 열린 뒷문으로 들어가 B씨(38)가 사는 1층 원룸 내부를 들여다보려 창문을 열고, 이어 이웃한 여성 C 씨(29)의 집 창문을 열고 들여다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같은 A 씨의 소름 끼치는 범행은 지난 1월 31일 대전 서구의 한 빌라 CCTV 화면에 그대로 담겼다.

CCTV 영상 속 한 남성이 빌라의 벽과 담장 틈 사이를 비비며 들어가더니 방범창 사이로 손을 넣어 창문을 열고는, 얼굴을 바짝 대고 집안 내부를 뚫어져라 훔쳐봤다.

당시 일대에서는 ‘집에 혼자 있는데 창문이 열렸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경찰이 용의자를 쫓고 있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영상 속 남성이 바로 A씨의 소행임을 확인해 검거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옷에 묻은 먼지 등을 추궁하자 결국 자신이 벌인 짓을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창문이 잠기지 않은 1층 원룸 등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달 전에도 여러 건의 주거 침입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도중 또다시 동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야간에 여성 피해자가 혼자 거주하는 집에 침입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