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30억, 이번엔 200억... 고려대에 잇단 거액 기부, 왜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100억 포함
최근 거액 기부금 잇달아 들어와
구자열(70) LS 이사회 의장과 익명의 기부자가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을 고려대에 기부했다. 지난달 익명 기부자가 630억원을 고려대에 기부한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고려대에 기부된 기부금만 한 달 새 830억원이 넘는다.
고려대는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려대 발전위원회’ 출범식에서 구 의장과 익명 기부자가 200억원을 대학 측에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구 의장은 “고려대가 교육과 연구를 통해 국가와 인류의 미래 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대학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2030년까지 세계 30위, 아시아 1위 대학 위상을 달성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1979년에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구 의장은 2019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3년간 제33대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았다. 교우회와 대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월에는 명예 철학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구 의장의 이번 기부는 LS 그룹에도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재계 관계자는 “구 의장이 사재를 기부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구 의장과 함께 100억원을 기부한 기부자는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고려대 측은 기부자 본인이 철저히 익명을 요구해 신원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알릴 수 없다고 했다. 익명 기부자는 “개교 120주년을 앞두고 대학 발전을 위해 기부금을 써달라”며 “고려대가 국가와 인류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했고,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고려대가 발전하길 바라는 구 의장의 의지에 동참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익명 기부자가 630억원을 기부했었는데, 이번 익명 기부자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고려대 측은 전했다. 당시 고려대가 기부받은 630억원은 국내 대학 단일 기부액으로는 둘째로 큰 규모였다.
고려대에 최근 거액의 기부금이 잇따라 들어오는 건 2025년 개교 120주년을 앞둔 이유가 크다고 한다. 고려대는 개교 120주년을 앞두고 교육·연구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고려대 발전위를 출범시켰다. 소외 계층을 위한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 기부금을 바탕으로 연구 실적이 우수한 교수를 채용하는 ‘기금 교수’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각종 사업 추진 계획도 밝혔다. 향후 10년 안에 고려대 졸업생과 교원 중에서 노벨상, 필즈상, 튜링상(컴퓨터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자연과학, 공학, 의학 분야에 대한 연구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김동원 총장은 “개교 120주년을 앞두고 퀀텀 점프를 준비하고 있는 고려대의 비전에 공감하고 동참해주신 두 분의 기부자께 깊은 감동과 존경을 표한다”며 “이번 기부가 고려대의 미래 120년을 위한 튼튼한 주춧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김 총장은 “최첨단 캠퍼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창의적인 미래 인재를 양성하며 혁신적인 융합 연구의 전당이자 인류의 미래 공유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 명문 대학으로 우뚝 솟아 오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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