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어린이병원 ‘레인보우 예술센터’ 개관 “발달장애 아동·청소년 예술적 재능 키워 자립 지원”

김보미 기자 2023. 7. 1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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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교육 기능 갖춰 본격 운영
“예술형 대안학교로 발전 목표”
서울시어린이병원에서 음악 치료와 교육을 받은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꾸린 음악밴드 ‘레인보우 뮤지션’이 공연을 하고 있다. 서울시어린이병원 제공
서울시어린이병원과 (주)조흥은 지난달 28일 발달장애인의 자립 기반 마련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서울시어린이병원 제공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발달장애인 이상우씨(24)는 바이올린도 수준급으로 연주한다. 이씨는 예술적 재능을 일곱 살 때 음악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찾게 됐다. 이후 좋아하는 피아노를 매개로 예술 교육과 정서 치료를 받았다. 크로아티아 출신 피아니스트 막심 므르비차가 그의 연주에 감동해 개인 지도를 하면서 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씨는 성장하며 사회성 치료를 병행해 대학 졸업과 함께 최근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음악가로서 공연 업무로 기업에 취직했다.

이씨가 음악적 재능을 일찍 발견해 꿈을 이룬 데는 어릴 때부터 다닌 서울시어린이병원 ‘레인보우 뮤지션’ 프로젝트가 큰 역할을 했다. 2009년부터 음악 치료로 재능을 발굴한 발달장애 아이들이 꾸린 음악밴드 ‘레인보우 뮤지션’은 매년 대외 활동을 하면서 참여자들이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8회)하고 국내 예술대에 입학(5명)했다.

서울시어린이병원은 예술성이 있는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을 찾아 치료·교육하는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레인보우 예술센터’를 본원 발달센터 2층에 마련,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센터는 지적·자폐성 장애 소아·청소년들이 연주와 공연을 통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7세부터 시작되는 치료를 생애주기별로 거쳐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센터 운영 시작과 맞물려 기존보다 규모를 늘린 ‘레인보우 뮤지션’ 참여자 모집에 210명이 몰렸다. 지난 3월 두 차례 오디션으로 피아노·트럼펫·바이올린·성악 등에 재능 있는 80명을 뽑아 표현예술반과 재능발굴반, 사회참여반 등 개인별 특성으로 나눠 지난 4월부터 맞춤형 치료·교육 중이다.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체계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기업 등의 일자리 사업과 연계하는 ‘브릿지 캠프힐’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응 훈련을 받으며 성인기로 접어드는 청소년들의 자립과 지역사회 연결을 돕는 병원 시스템이다. 이상우씨를 비롯한 발달장애인들이 지난달 식품업체 오뚜기의 자회사 (주)조흥에 첫 취직을 했다.

남민 서울시어린이병원장은 “레인보우 예술센터는 치료 대상과 교육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예술형 대안학교를 목표로 한다”며 “예술적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인들이 사회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치유와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지역 사회·기업과 연계를 강화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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