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하수관로 내부 살펴보니…“결함 3만여 건”

임연희 2023. 7. 1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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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성산의 광치기 해변 근처 도로의 콘크리트 하수관이 부식돼 오수가 바다로 유출되는 상황을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도내 하수관 내부를 촬영한 영상을 보니 상황은 훨씬 심각했습니다.

전체 하수관에서 결함이 3만여 건이나 확인됐습니다.

임연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시의 한 하수관 내부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콘크리트 내벽 곳곳이 부식돼 갈라져 있습니다.

하수관 일부는 사라져 위쪽 흙이 금세라도 쏟아져 내릴 거 같습니다.

안으로 더 들어가 봤습니다.

오수는 콸콸 흐르고 하수관은 주저앉았습니다.

무너져 내린 흙 때문에 더 이상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이 상태라면 오수가 땅 속에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고 흙이 관으로 흘러내리면서 지반이 내려앉게 된다는게 전문가의 진단입니다.

[김진근/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이런 경우에는 하수관거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기가 어려운 상태로 파악되기 때문에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제주도는 매설된 지 20년이 지난 도내 하수관을 대상으로 2년 전 정밀 조사를 했습니다.

3만여 건의 결함이 확인됐습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각각 만 5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함 정도를 심각, 보통, 경미 등 3단계로 나눈 결과 심각한 결함의 경우 제주시가 3천5백여 건으로, 서귀포시 2천2백여건보다 많았습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하수관의 1/4 이상이 사라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경우, 하수관 사이를 잇는 이음새가 쪼개져 오수가 새어나가는 경우도 확인됐습니다.

도내 하수관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이 자료는 이미 2년 전에 완료됐습니다.

하지만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개괄적인 내용만 공개했습니다.

도민이 낸 세금 13억 원을 들여 2년 전 완성한 보고서를 정작 도민들은 내년에야 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고성호/그래픽:조하연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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