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벤틀리…올 10대 중 8대 법인이 샀다

김상범 기자 2023. 7. 10. 21: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요 여전한 ‘고가 법인차’
상반기 1억5000만원 이상 법인차
1만2111대 등록…작년보다 32%↑
최고 인기 모델은 ‘벤츠 S500’
3억 이상 925대 중 784대 ‘법인’
람보르기니는 10대 중 9대꼴
9월 연두색 번호판제, 효과에 주목

올 상반기 법인차로 등록된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가 1년 전보다 30%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9월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을 앞두고 미리 럭셔리 차량을 법인 명의로 사 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경향신문이 한국수입차협회(KAIDA)의 수입차 신규 등록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된 1억원 이상 수입차는 총 3만72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법인차량은 2만4014대(64.5%)로 지난해보다 4.7% 증가했다.

범위를 ‘1억5000만원 이상’으로 좁히면 증가율은 더욱 가팔라진다. 올해 상반기 판매된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는 총 1만5926대로 지난해 상반기(1만1536대) 대비 4390대(38.1%) 늘어났다. 이 중 법인차로 등록된 숫자는 올해 총 1만2111대(76.0%)로, 이 역시 지난해(9158대) 대비 2953대(32.2%) 증가했다.

1억원 미만 수입차는 오히려 판매가 줄었다. 1억원 미만 수입차는 상반기 총 9만3386대 팔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9만6937대) 대비 3.7% 줄었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와 올해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1억원 이상의 고가 법인차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증가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모델별로 보면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차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S500 4MATIC이다. 올 상반기 1766대가 팔렸는데 그중 1351대(76.5%)가 법인 소유다. 같은 S클래스 세단인 S580 4MATIC 모델도 법인 명의로 총 1005대 팔렸다.

특히 초고가 수입차일수록 법인차 비율이 높았다. 3억원 이상 수입차는 상반기 총 925대가 팔렸으며 그중 748대(80.9%)가 법인 명의였다. 8억원이 넘는 롤스로이스 팬텀 익스텐디드 모델은 올해 팔린 10대 중 8대가 법인차였으며, 5억원 상당의 컬리넌 모델도 85대 중 77대(90.6%)가 법인 소유로 팔렸다.

법인차 등록 비중이 제일 높은 럭셔리 브랜드는 람보르기니였다. 상반기에 판매된 182대 중 166대(91.2%)가 법인차였다. 이 브랜드에서는 ‘우라칸 EVO 스파이더’ 모델이 46대 중 44대가 법인 명의로 등록되는 등 가장 인기가 많았다. 롤스로이스도 154대 중 135대(87.7%)가 법인 명의로 판매됐다. 이외에 벤틀리 ‘벤테이가 S’(1대), ‘마세라티 르반테’(3대) 포르셰 ‘911 타르가 4’(4대) 등은 상반기 판매 물량 모두 법인 명의로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억원의 수입차를 법인 오너나 그 가족이 쓰는 ‘사적 사용’은 법인차 제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는 법인차 전용 ‘연두색 번호판’ 제도를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관련 행정예고를 할 계획이다. 그러나 번호판 외에는 별다른 제재가 없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새로운 번호판은 제도 시작 후 신규 등록하는 법인차에만 적용되며 기존 차량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