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꾼 국토부 “강상면 종점 첫 제안, 양평군 아닌 설계회사”

최종훈 2023. 7. 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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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일가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 변경안을 제시한 쪽은 정부 용역 의뢰를 받은 설계회사라고 국토교통부가 밝혔다.

국토부는 그간 애초 종점 변경 제안자로 양평군만 지목해왔다.

■ "대안 노선이 월등히 낫다"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회견을 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한 데서 비롯된 여러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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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
국토부, 불거진 의혹 조목조목 반박
“대안노선이 경제성 월등히 높아”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이 10일 세종정부종합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현안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김건희 일가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 변경안을 제시한 쪽은 정부 용역 의뢰를 받은 설계회사라고 국토교통부가 밝혔다. 국토부는 그간 애초 종점 변경 제안자로 양평군만 지목해왔다. 다만 국토부는 원안(예비타당성 노선)보다 종점 변경안(대안 노선)이 교통난 해소 등에 월등히 우월한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예타 노선보다 월등하다고 평가한 대안 노선이 현 정부 출범 당월에 급부상한 배경 등은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는다.

■ “대안 노선이 월등히 낫다”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회견을 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한 데서 비롯된 여러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반박은 강상면 종점이 양서면 종점보다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는 데 주로 할애했다. 모두 네가지 근거를 들었다.

우선 교통량 분산 효과다. 대안 노선(종점 강상면)은 일평균 교통 수요가 2만2300대로 예타 노선(1만5800대)보다 1.4배 많다. 대안 노선이 교통 수요를 더 많이 수용하는 터라 정체가 심한 6번 국도의 통행량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환경 훼손 정도도 덜하다는 점도 국토부는 강조했다. 예타 노선에 견줘 대안 노선 구간에는 상수원보호구역이나 철새도래지 점유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양평군이 원한 강하 나들목(IC) 설치도 예타 노선에선 불가능하지만 대안 노선에선 가능한 점도 국토부는 짚었다. 나아가 종점 변경에 따라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도 애초 알려진 1천여억원이 아닌 14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더 높아지는 교통 분산 효과 덕택에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경제성(B/C)은 대안 노선이 예타 노선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토부는 강조했다.

백 차관은 “불행이지만 현재로서는 (종점 변경에 대한 야당의 반대로) 예산 확보가 불가능해 추진 자체가 어렵다는 게 국토부 판단”이라며 “의혹이 해소되고 사업을 정상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안노선 제안 시점, 현 정부 출범 당월
정권 바뀐 뒤에야 제안된 이유 안갯속

■ 여전히 남는 의문점 국토부가 상세 설명에 나섰지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 우선 대안 노선을 제안한 주체가 ‘양평군’이라고 한 그간의 국토부 설명과는 달랐다. 이날 내놓은 국토부 설명자료에는 대안 노선을 제안한 곳은 동해종합기술공사로 돼 있다. 지난해 3월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가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면서 조사를 맡은 이 회사가 두달 뒤 열린 용역착수 보고회에서 ‘예타 노선 문제점 분석’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대안 노선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제시 시점은 공교롭게도 현 정부가 공식 출범(2022년 5월)한 때와 겹친다.

나아가 대안 노선이 교통 분산 효과는 물론 경제성도 예타안보다 월등하다는 국토부 설명이 맞다면 최소 7년 동안 논의되는 과정에서 대안 노선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까닭은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대안 노선 제시가 예타가 끝난 뒤인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그것도 현 정부가 공식 출범한 시점에 제시되고 그 후 일사천리로 추진된 점은 의구심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이 밖에 국토부가 이날 내놓은 노선안별 교통 분산 효과 분석 결과 등을 뒷받침할 산출법과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은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양평에서 군의원 3선을 지낸 한 인사는 “양서면이 종점이 돼야 한다는 건 여야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다른 얘기는 있지도 않았다”며 “그렇게 좋은 대안이 있으면 왜 수년 동안 가만히 있었던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최종훈 심우삼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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