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 재건축 2~5구역에 ‘50층 높이 아파트’ 허용된다

시, ‘35층 룰’ 폐지 맞춰 기획안 확정… 특혜 논란 일 듯

서울 압구정 3구역 재건축 조감도. 성수와 압구정을 연결하는 보행교가 3구역에 건설된다. 서울시 제공

서울 한강변을 따라 늘어선 강남 압구정 아파트 단지들이 최고 50층 높이 아파트 대단지로 재건축된다. 서울시는 지은 지 40년이 넘은 압구정 아파트를 재건축하고 한강변 경관을 완전히 바꾸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신통기획이 진행되는 곳은 압구정 2~5구역으로 사업 면적은 77만3000㎡, 1만1800가구에 이른다. 현재 미성·현대·한양아파트 등 한강변에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들의 재건축이 추진 중인데, 1~6구역 중 2~5구역이 신통기획에 참여한다.

서울시는 ‘창의·혁신 디자인’을 내세워 이곳 아파트 높이를 현재 13~15층에서 50층 내외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아파트 층수를 35층 이상 짓지 못하도록 한 ‘35층 룰’을 오세훈 시장이 폐지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규제 완화로 개성 있는 한강 경관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50층 내외까지 높이를 허용하는 것은 이미 ‘한강 프리미엄’을 낀 압구정 단지에 특혜라는 지적도 있었다.

일반 시민의 한강 접근성을 강화하고 한강변에 다양한 수변시설을 조성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수변시설은 한강변에 30m 너비로 만들어진다. 구역별로 2구역은 수상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여가 거점, 3구역은 덮개 시설 위 공연·전시 공간을 통한 문화 거점, 4·5구역은 덱 공원을 설치해 조망·휴식 거점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남북 방향으로는 각 구역별 한강변 거점과 연결되는 보행축이 조성된다. 각각 가로수길, 병원거리, 압구정로데오거리와 한강변을 이을 예정이다. 보행축을 따라 연도형 상가, 주민공동시설, 생태녹지가 만들어진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통경축으로도 활용된다.

압구정 3구역 조합은 공공기여로 보행교 건설을 제안, 서울시는 이를 수용했다. 이 보행교는 압구정~성수를 연결하는 다리로, 자전거와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등 개인형이동장치(PM) 이용도 가능하게 조성될 예정이다. 강북과 강남 간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해진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공공임대주택 1200가구 내외도 공공기여로 확보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으로 시민이 한강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공공성까지 담아냈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