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나토 회원국에 강력한 대북 제재 촉구”
리투아니아서 ‘가치 외교’…한·일 정상회담 ‘오염수’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길에 올랐다. 리투아니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와 각종 양자회담에 나선 뒤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다. 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릴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출국했다. 이날부터 4박6일간 나토 정상회의와 각종 양자회담, 폴란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오는 15일 귀국한다.
윤 대통령은 먼저 10~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 4개국(AP4) 정상 자격으로 참석한다.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 최초로 초청된 데 이어 2년 연속 참석하게 됐다. 자유와 민주주의 등 공통 가치를 지향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확장하는 ‘가치 외교’를 내세워 미국과 서유럽이 주도하는 나토와의 거리를 좁히는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기여, 한·나토 협력 증진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비확산과 사이버안보 등 11개 분야에 걸친 한·나토 양자 협력 문서도 채택된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주최국인 리투아니아를 포함해 노르웨이·네덜란드·뉴질랜드·루마니아·스웨덴·슬로바키아·에스토니아·핀란드·헝가리 등 10여개국 정상들과 개별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특히 AP4 정상 자격으로 함께 초청받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이 주목된다.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한 뒤 두 달 만에 두 정상이 다시 대면한다.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보고서 발표 후 논란이 심화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윤 대통령이 국내에서 확산하는 우려, 한·일 및 한·미·일 협력 강화 흐름 등 복잡한 국내외 상황에서 ‘국민 안전 최우선’ 원칙에 따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회담 성패를 가를 요소로 꼽힌다.
오는 12일에는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해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에 나선다. 13일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총리·하원의장·상원의장과의 개별 면담 등이 이어진다. 한국 대통령의 폴란드 공식 방문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AP통신 서면인터뷰에서 “강력한 힘과 억제력을 통한 평화가 가장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평화”라며 북핵 문제와 관련해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제공한 서면인터뷰 발언 원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는 북한 핵,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막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강력한 대북 제재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은 북한의 핵 개발 의지보다 북한의 핵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며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공조를 강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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