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김구, 김일성에게 완전히 역이용당했다”

박광연 기자 2023. 7. 1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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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장관 후보자, 교수 시절 책에서 정부가 인정한 공적 부정
조정식 의원 “극우적 사상 빠진 후보자…지명 즉각 철회하라”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1948년 백범 김구 선생의 남북협상 참여에 대해 “김일성에게 완전히 역이용당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정부가 공식 인정한 김구 선생의 통일운동 공적을 부정하는 극우적 인식의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향신문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이날 확인한 2018년 출간 단행본 <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에 이러한 내용이 기재돼 있다. 당시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였던 김 후보자는 공동저자 5명 중 1명이었다.

김 후보자는 “김구는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하면서 코민테른과 같은 국제공산주의와 연대하여 독립운동을 공산주의 혁명으로 전환시키려는 임시정부 내의 공산주의 세력에게 반대했다”며 “그러나 남북협상을 위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김일성에게 완전히 역이용당하고 말았다”고 했다.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던 김구 선생이 통일정부 수립 방안을 논의하고자 1948년 4월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등 북측 인사들을 만난 남북협상을 평가절하한 것이다.

이와 달리 정부는 김구 선생의 통일운동 공적을 인정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에 게재된 김구 선생 공적을 보면 “최고 가치는 민족에 두고 통합·통일운동에 목숨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김구 선생은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받았다.

김 후보자는 김구 선생의 통일 노선을 “하나의 민족으로서 화해와 협력을 통해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김구 패턴’”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낭만적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김구 패턴’은 남한의 햇볕정책과 북한의 민족공조론 같은 형태로 되풀이되면서 남북관계가 두 개의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체제 사이의 실존적 대결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적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는 “건국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지도자”라고 칭송했다. 김 후보자는 1948년 자유민주주의 체제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 전 대통령의 “민주혁명” 업적을 역사교과서가 “왜곡”한 것은 “도덕론을 가장한 체제 전복적 사고”라고도 주장했다. 북한의 전체주의 체제는 소련처럼 “결국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극우·뉴라이트 사상에 빠져 있는 김 후보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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