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분리 징수 임박에…KBS 비상경영 돌입

김의철 사장 10일 입장문 비상경영 선포
"결과적으로 정부 막무가내 추진 못 막아"
"구성원에 큰 부담·걱정 줘 무거운 책임감"
신규사업 중단 기존사업 재검토 비상TF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의철 KBS 사장.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TV수신료·전기요금 분리 징수 시행을 앞두고 김의철 KBS 사장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김 사장은 10일 KBS 임직원 대상으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아직 언제부터, 어떤 폭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수신료 분리 징수가 현실화됨에 따라 이 시간부로 비상경영을 선포한다"고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5일 KBS 수신료를 전기 요금에서 분리해 징수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오는 11일에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대통령 재가 후 이르면 이달 중순 개정안을 공포할 전망이다.

김 사장은 "결과적으로 정부의 막무가내식 추진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구성원들에게 큰 부담과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KBS는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신규 사업을 모두 중단하고, 기존 사업과 서비스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김 사장이 총괄하는 비상경영 TF도 구성한다. 김 사장은 고용 안정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 사장은 "노조와 협약 등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물론 향후 분리징수 여파에 따라 부분적인 고통 분담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규모와 기간을 최소화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94년부터 KBS와 계약을 맺고 수신료를 위탁 징수해온 한국전력과 협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김 사장은 "한전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치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법적 대응도 한다. 김 사장은 "KBS는 헌법재판소에 입법 예고와 시행령 효력 정지에 관한 가처분과 헌법소원을 이미 제기했다"며 "시행령이 공포되는 즉시 시행령 본안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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