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7천만원 폐암약 공짜입니다”…아낌없이 풀겠다는 이 회사, 역시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3. 7. 1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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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국산 첫 1차 치료제 렉라자
“7월 중 EAP 혜택 첫 환자 나올 것”
타그리소 경쟁구도 속 시장 확대 기대
1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유한양행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 오세웅 중앙연구소장 부사장, 임효영 임상의학본부 부사장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유한양행]
“보험약가 고시를 받기 전까지 환자들에게 ‘렉라자’는 그림의 떡이다. 그 절박함에 부응하는 것이 유한양행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유한양행이 지난 달 30일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힌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건강보험 급여 전까지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 공급한다. 1차 치료제로 쓸 때 급여를 적용 받을 수 있는 3세대 폐암 표적항암제가 없는 상황에서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유한양행은 1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렉라자의 1차 치료제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을 발표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지난 해 말부터 국회와 보건복지부 등을 통해 3세대 약물로 치료를 원하는 폐암 환자들이 요청이 쏟아졌다”며 “사회 환원이라는 유한양행은 창업 정신을 이어 하루라도 빨리 렉라자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급여 전까지 EAP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EAP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운영 의료기관 수나 환자 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렉라자 1차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는 모든 환자가 대상이다.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처방하고자 하는 전국의 2, 3차 의료기관에서 시행이 가능하다. 각 의료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IRB)를 거쳐 승인을 받고 담당 주치의의 엄밀한 평가와 환자의 자발적인 동의가 확인된 이후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렉라자가 1차 치료에 대해 급여를 받는 시점까지 운영된다.

유한양행 렉라자 [사진 제공 = 유한양행]
렉라자는 유전자 변이인 EGFR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표적항암제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되는데 비소세포폐암의 비중이 80∼85%로 압도적으로 높다. 2021년 기준 국내 폐암 환자가 11만 명 수준인 만큼 9만 명 안팎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추정된다. 현재 이 분야의 국내 1차 치료제 시장은 이레사, 타쎄바 등 1·2세대 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3세대 약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2018년 허가를 받았지만 번번이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해 연간 약 값이 7000만 원을 웃도는 실정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 역시 보험급여를 적용받지 않는 경우 타그리소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였으나 이번 발표로 국내 환자들의 부감이 크게 경감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렉라자의 해외 진출을 향한 꿈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현재 한국을 제외한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은 얀센이 갖고 있다. 얀센은 렉라자와 이중 항체 치료제인 아미반타맙(성분명 리브레반트)의 병용 요법을 중심으로 해외 전략을 세운 상태다. 조 대표는 “렉라자의 단독 요법을 통한 해외 진출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3세대 약물의 처방이 어려운 저개발국 등을 중심으로 단독 처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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