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고발사주' 대선 개입 목적…공수처장 증인 불러야"(종합)
김웅 "조성은과 신뢰 없어…기억 없다"
"대검發 인식했다면 관심 가졌을 것"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당파적 수사"
"그래서 남부지검에 제출하라 얘기"
"공수처 수사 대선 개입…처장 불러야"
[서울=뉴시스] 김진아 박현준 기자 =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이 사건 제보자 조성은씨에게 고발장 등 자료를 보낸 기억이 없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또 그가 조씨에게 전달했다고 추정되는 텔레그램 메시지에 기재된 '손준성 보냄' 문구와 관련해 "봤다면 조성은에게 안 보냈을 것"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측 수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공수처의 고발사주 의혹 수사가 대선 개입 목적이었다고 본다며 김진욱 공수처장을 법정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10일 김 의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심리로 열린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공수처 측은 김 의원이 텔레그램을 통해 조씨에게 전달한 메시지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신문했다.
공수처 측은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부장이 '채널A 사건' 제보자로 알려진 지모씨의 실명 판결문과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이어 김 의원이 이 자료들을 조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공수처 검사는 '조씨와의 통화처럼 텔레그램으로 자료(고발장 등)를 전달한 사실이 기억나느냐'고 물었는데 김 의원은 "파일을 보낸 게 기억나지 않고, 일이 터지고 나니 '이걸 보냈었나'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조성은과 그 정도의 신뢰가 없었고, 당시 제보가 꽤 많이 들어왔는데도 이런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양이 많아 숙지할 수도 없었을 것 같고 전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원은 공수처 측이 2020년 4월 초 조씨와 통화 직후 '채널A 사건' 관련 스크린샷을 보냈냐는 질문에 "기억에 없다. 이렇게 많은 내용을 보내는데 다 알고 보낼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공수처 측은 김 의원이 조씨에게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 보내드리겠다'고 한 메시지와 관련해 '저희'가 누구를 뜻하는지 물었는데, 김 의원은 제보자라는 답변을 계속했다.
그는 "제보자가 보내주니 저와 제보자를 합쳐 '저희'일 것"이라며 "(2020년 4·15 총선 당시) 민주당 쪽에서는 '검언유착'으로 선거판을 깨려 한 상황이라 공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왔다"고 했다. 이어 "채널A 사건 관련 제보들은 정치부 기자도, 민주당 고위 관계자도, 서초동 쪽(법조 출입) 기자들도 있어 복합적"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고발장 작성에 대해 손 부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자료들이 '손준성 보냄'이라고 기재된 것과 관련해 손 부장으로부터 미리 자료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기억은 안 나지만 추정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며 "그 부분이 핵심이겠지만 결론적으로 기억은 안 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자료가 대검찰청으로부터 온 것으로 인식했다면 행위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당연히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한 재판부 신문 과정에서도 "('손준성 보냄'을) 봤다면 조성은에게 (메시지를) 안 보냈을 것"이라며 "이 사람과 단 한 번도 일을 같이 안 했고 선거대책위원회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의미 없는 자료를 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렇다고 '손준성 보냄'이 조작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여러 정황을 생각해 봤을 때 잘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조씨에게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제출하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추정하는 것이지만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사실상 당파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기자들로부터 들었고 그대로 전달했다"며 "특히 당시에는 (중앙지검에서) 여당(더불어민주당)에게 불리한 수사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남부로 내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답했다.
이날 신문은 오후 늦은 시간까지 진행됐는데, 김 의원은 공수처 수사의 부당함을 거듭 피력했다. 당시 공수처는 김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영장이 취소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시) 절차와 영장주의 위반이라고 얘기했지만 공수처는 인력을 추가 투입해 강행하겠다고 했다"며 "정작 압수수색 물품 관련 세 달이 넘도록 열어보지 않아 저희 요구로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고발사주란 것은 공수처가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했다고 느껴진다. 공수처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꼭 물어봐 달라"며 "이에 대해 공수처 스스로 조사를 안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반드시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고발사주 의혹'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손 부장과 국민의힘 총선 후보였던 김 의원 등이 최강욱 민주당 의원 등 당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은 2021년 9월 조씨의 국민권익위원회 신고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공수처는 고발장 등을 김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로 손 부장을 재판에 넘겼는데, 이 사건을 재수사한 검찰은 김 의원에 대해서는 선거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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