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춤' 나훈아X'응원봉' 조용필, MZ도 환호하는 도합 149세 레전드[TEN스타필드]
김지원 2023. 7. 10. 21:01
《김지원의 히든트랙》
나훈아, 예고 없이 신곡 깜짝 발표
MV에서 하와이안 셔츠 입고 '갈매기춤'
조용필, 콘서트 관객 모두에 중앙제어 응원봉 무료 제공
'젊음'을 받아들이는 것, 구식을 '클래식'으로 만든 저력
《김지원의 히든트랙》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가요계의 숨은 이야기까지 면밀하게 살펴봅니다. 가요계 이슈의 사실과 진실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가황' 나훈아와 '가왕' 조용필의 이야기다. 나훈아는 76세, 조용필은 73세, 도합 149세다. 올해 나란히 신곡을 발표한 둘은 활동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가요계에 깊은 의미를 남긴다.
나훈아는 10일 새 앨범 '새벽'을 깜짝 발표했다. 예고 없었던 '이벤트'에 모두가 놀랐다. 이번 앨범에는 '삶',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 '아름다운 이별', '타투', '가시버시', '기장 갈매기' 등 여섯 곡이 담겼다.
나훈아는 소속사를 통해 "새벽별이 보이면 별을 헤며 시를 짓고, 새벽비 내리면 빗소리 들으며 오선지에 멜로디를 담아 보기도 했다"며 "신곡 여섯 이야기는 모두 잠 못 드는 하얀 새벽에 지었다"고 밝혔다. 이어 "'새벽'은 저에게 기타를 잡게 하고 피아노에 앉히기도 한다"며 "눈 뜬 채 꿈을 꾸게도, 아픔을 추억하게 해 술 한잔을 하게도 만든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새벽'은 저를 잠 못 들게 했다"고 전했다. 또한 "늘 그랬듯이 설레고 긴장된 마음으로 신곡을 발표하면서 이 신곡이 여러분의 삶 속에 작은 위로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고 했다.
통상 아이돌이 타이틀곡, 더블 타이틀곡, 많아야 트리틀 타이틀곡 등 두세 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것과 달리 나훈아는 6곡의 뮤직비디오를 모두 선보였다. 나훈아는 '삶', '아름다운 이별', '타투', '기장 갈매기' 등 4곡의 뮤직비디오에 직접 등장한다. 특히 '기장 갈매기' 뮤직비디오에서는 화려한 무늬가 들어간 하와이안 셔츠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직접 춤도 춘다.
촌을 배경으로 갈매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모티브로 한 안무를 선보이는 나훈아의 모습은 익살스러워 웃음을 자아낸다. 코믹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에서 나훈아는 액션신도 소화해냈다. 무상한 인생을 기장 갈매기처럼 즐기다 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가사에 흥겨운 리듬의 음악과 '찰떡'이다. 한국 가요계 대선배의 무게감을 고집하지만 않고 젊은 세대들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조용필도 지난 4월 신곡을 발표했다. 2013년 '바운스' 이후 10년 만이었다. 신곡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는 전자음악의 특성이 강한 신스팝 장르.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에는 조용필이 선글라스에 기타를 멘 아바타로 등장해 호랑이, 까치와 여행을 떠나는 스토리가 담겼다. 또 다른 곡 '라'는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를 기반으로 한 음악으로, 조용필이 데뷔 후 처음 시도한 장르다. 음악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조용필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처럼 나훈아와 조용필의 공통점은 변화하는 가요 시장에 적응하며 '젊은 음악'을 선보여왔다는 것. MZ세대들에게 '할아버지뻘' 가수지만 두 사람을 모르는 MZ세대들이 오히려 없을 정도다. 부모님, 조부모님이 좋아해서 알게 됐다가 그들의 음악에 매료된 이들도 많다. 2020년 발매한 나훈아의 '테스형!'은 그해 추석 연휴 방송된 비대면 콘서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계기로 젊은층 사이에서 열렬한 인기를 얻었다. 각종 음원차트 스트리밍 및 인기 키워드 1위를 차지했고, SNS, 유튜브 등을 통해 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조용필이 '바운스'를 공개했을 당시 싸이를 제치고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테두리 안에 있던 지금까지의 나를 탈피해 보자"는 게 당시 새로운 음악을 선보였던 계기라고 했다. 또한 '필링 오브 유' 공개 당시 열린 콘서트에서는 '요즘 아이돌'이라면 다하는 '중앙제어 응원봉'이 사용됐다. '요즘 아이돌' 콘서트의 경우 팬들이 몇만원씩 하는 응원봉을 직접 구매해야 하지만 조용필은 '가왕'답게 무료로 관객 전원에게 나눠줬다. 이에 "표값에 전석 중앙제어 응원봉이 포함됐다", "이게 가왕" 등 찬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아집은 버리고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 가황 나훈아와 가왕 조용필의 음악이 '구식'이 아닌 '클래식'으로 한국 가요계에 정착해갈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들의 무대를 찢는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에너지는 '요즘 애들'도 환호하게 만드는 이유다.
김연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대중문화는 '클래식'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우리는 영국의 비틀즈를 통해 대중문화도 시대를 뛰어넘어 모두에게 인정받는 '클래식'이 될 수 있다는 걸 봤다"고 말했다. 또한 "조용필, 나훈아 음악은 한 세대가 아닌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다. 이들의 활동이 이어지는 것는 우리 대중문화도 하나의 클래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나훈아, 예고 없이 신곡 깜짝 발표
MV에서 하와이안 셔츠 입고 '갈매기춤'
조용필, 콘서트 관객 모두에 중앙제어 응원봉 무료 제공
'젊음'을 받아들이는 것, 구식을 '클래식'으로 만든 저력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김지원의 히든트랙》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가요계의 숨은 이야기까지 면밀하게 살펴봅니다. 가요계 이슈의 사실과 진실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가황' 나훈아와 '가왕' 조용필의 이야기다. 나훈아는 76세, 조용필은 73세, 도합 149세다. 올해 나란히 신곡을 발표한 둘은 활동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가요계에 깊은 의미를 남긴다.
나훈아는 10일 새 앨범 '새벽'을 깜짝 발표했다. 예고 없었던 '이벤트'에 모두가 놀랐다. 이번 앨범에는 '삶',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 '아름다운 이별', '타투', '가시버시', '기장 갈매기' 등 여섯 곡이 담겼다.
나훈아는 소속사를 통해 "새벽별이 보이면 별을 헤며 시를 짓고, 새벽비 내리면 빗소리 들으며 오선지에 멜로디를 담아 보기도 했다"며 "신곡 여섯 이야기는 모두 잠 못 드는 하얀 새벽에 지었다"고 밝혔다. 이어 "'새벽'은 저에게 기타를 잡게 하고 피아노에 앉히기도 한다"며 "눈 뜬 채 꿈을 꾸게도, 아픔을 추억하게 해 술 한잔을 하게도 만든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새벽'은 저를 잠 못 들게 했다"고 전했다. 또한 "늘 그랬듯이 설레고 긴장된 마음으로 신곡을 발표하면서 이 신곡이 여러분의 삶 속에 작은 위로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고 했다.
통상 아이돌이 타이틀곡, 더블 타이틀곡, 많아야 트리틀 타이틀곡 등 두세 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것과 달리 나훈아는 6곡의 뮤직비디오를 모두 선보였다. 나훈아는 '삶', '아름다운 이별', '타투', '기장 갈매기' 등 4곡의 뮤직비디오에 직접 등장한다. 특히 '기장 갈매기' 뮤직비디오에서는 화려한 무늬가 들어간 하와이안 셔츠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직접 춤도 춘다.
촌을 배경으로 갈매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모티브로 한 안무를 선보이는 나훈아의 모습은 익살스러워 웃음을 자아낸다. 코믹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에서 나훈아는 액션신도 소화해냈다. 무상한 인생을 기장 갈매기처럼 즐기다 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가사에 흥겨운 리듬의 음악과 '찰떡'이다. 한국 가요계 대선배의 무게감을 고집하지만 않고 젊은 세대들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조용필도 지난 4월 신곡을 발표했다. 2013년 '바운스' 이후 10년 만이었다. 신곡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는 전자음악의 특성이 강한 신스팝 장르.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에는 조용필이 선글라스에 기타를 멘 아바타로 등장해 호랑이, 까치와 여행을 떠나는 스토리가 담겼다. 또 다른 곡 '라'는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를 기반으로 한 음악으로, 조용필이 데뷔 후 처음 시도한 장르다. 음악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조용필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처럼 나훈아와 조용필의 공통점은 변화하는 가요 시장에 적응하며 '젊은 음악'을 선보여왔다는 것. MZ세대들에게 '할아버지뻘' 가수지만 두 사람을 모르는 MZ세대들이 오히려 없을 정도다. 부모님, 조부모님이 좋아해서 알게 됐다가 그들의 음악에 매료된 이들도 많다. 2020년 발매한 나훈아의 '테스형!'은 그해 추석 연휴 방송된 비대면 콘서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계기로 젊은층 사이에서 열렬한 인기를 얻었다. 각종 음원차트 스트리밍 및 인기 키워드 1위를 차지했고, SNS, 유튜브 등을 통해 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조용필이 '바운스'를 공개했을 당시 싸이를 제치고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테두리 안에 있던 지금까지의 나를 탈피해 보자"는 게 당시 새로운 음악을 선보였던 계기라고 했다. 또한 '필링 오브 유' 공개 당시 열린 콘서트에서는 '요즘 아이돌'이라면 다하는 '중앙제어 응원봉'이 사용됐다. '요즘 아이돌' 콘서트의 경우 팬들이 몇만원씩 하는 응원봉을 직접 구매해야 하지만 조용필은 '가왕'답게 무료로 관객 전원에게 나눠줬다. 이에 "표값에 전석 중앙제어 응원봉이 포함됐다", "이게 가왕" 등 찬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아집은 버리고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 가황 나훈아와 가왕 조용필의 음악이 '구식'이 아닌 '클래식'으로 한국 가요계에 정착해갈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들의 무대를 찢는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에너지는 '요즘 애들'도 환호하게 만드는 이유다.
김연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대중문화는 '클래식'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우리는 영국의 비틀즈를 통해 대중문화도 시대를 뛰어넘어 모두에게 인정받는 '클래식'이 될 수 있다는 걸 봤다"고 말했다. 또한 "조용필, 나훈아 음악은 한 세대가 아닌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다. 이들의 활동이 이어지는 것는 우리 대중문화도 하나의 클래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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