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충남아산-전남 한여름 달군 난타전, 3-3 무승부… 전남 0-3 → 3-3 저력 보여줬다
(베스트 일레븐=아산)
많은 골이 터진 게임이었다. 경기 막판 원정팀의 저력이 빛났다.
10일 오후 7시,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이순신 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3 20라운드 충남아산 FC-전남 드래곤즈전이 킥오프했다. 경기 결과는 3-3 무승부였다. 충남아산은 전반 15분 강민규, 후반 6분 김승호, 후반 17분 두아르테가 연속골을 터뜨렸고, 전남은 이후 후반 22분 노건우, 후반 43분 발디비아, 후반 45+4분 추상훈이 연거푸 골망을 흔들었다.
충남아산은 박민서-강민규 김주성을 앞에 두고 살짝 아래 쪽엔 권성현을 배치했다. 수비 라인 앞에선 김강국과 박세직이 경기를 조율했으며 네 명의 수비 대형은 이은범-장준영-조윤성-박성우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박주원이 착용했다.
전남은 하남이 중앙에 위치했고, 지상욱-유헤이-발디비아-플라나가 2선을 활보했다. 아울러 조지훈은 3선에서 연결 고리 역을 수행했고, 4선은 김수범-김현훈-유지하-이규혁이 만들었다. 수문장은 안준수였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쥔 쪽은 충남아산이었다. 충남아산은 공젹 작업이 대단했다. 전남 진영에서 몇 번의 기회를 생성하며 골문을 위협했다. 조만간 뭔가를 만들 듯한 분위기가 전반 초반에 그려졌다.
결국 전반 15분, 충남아산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강민규였다. 강민규는 페널티 박스 앞에서 볼을 잡은 뒤 두 번째 터치에서 침착한 슛을 성공시켰다. 권성현과 볼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기점이 됐고, 마무리 역시 훌륭했던 장면이었다.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은 강민규의 득점 이후 박수를 치며 흡족한 표정을 보였다.
전반 25분엔 전남이 멋진 공격을 보여줬다. 플라나가 우 측면에서 왼발로 공을 띄워줬고, 페널티 박스 안에 버티고 선 지상욱이 볼을 잡아낸 뒤 돌아서며 발리슛을 시도했다. 지상욱의 왼발은 문전을 빗나갔으나 대처하기 어려울 만큼 재빠른 시도였다. 이후 경기장엔 무더운 날씨를 감안하여 쿨링 브레이크 시간이 찾아왔다. 선수들을 물로 목을 축인 뒤 다시 필드에 입장했다.
경기 전 박 감독은 여름 이적 시장의 성과로 한층 두터워진 충남아산의 스쿼드를 자랑했던 바 있다. 그 힘은 전반 중반부터 드러났다. 박 감독은 두아르테와 김승호를 동시에 준비시켰다. 1-0으로 앞서고 있음에도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생각인 듯했다. 전반 32분엔 김주성을 대신해 두아르테가, 권성현을 대체해 김승호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반 36분엔 전남이 롱 패스를 제대로 활용한 공격을 선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 조지훈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지상욱을 향해 기막힌 택배 패스를 보냈다. 지상욱 역시 멋지게 볼을 잡은 뒤 슛까지 연결시켰다. 충남아산 수비진의 블로킹에 막히긴 했으나 패스와 스피드가 결합한 멋진 장면을 연출한 전남이었다.
전반 41분 전남이 충남아산 문전 앞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곧장 골이 될 법한 위험한 지역이었다. 키커로 나선 발디비아의 킥은 충남아산 수비벽에 가로막혔다. 발디비아의 킥을 머리로 막아낸 강민규는 한동안 그라운드에서서 일어나지 못했다. 1분여의 시간이 흐른 뒤엔 경기가 재개됐다.
전반 44분엔 충남아산의 역습 과정에서 박민서가 파울을 얻어냈다. 이전의 상황과는 반대로 충남아산이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이는 김강국이었다. 김강국의 발끝을 떠난 볼은 수비벽을 넘어 골문으로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하지만 슛은 옆 그물을 맞았다. 이렇게 전반전은 종료됐다. 충남아산이 강민규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은 상태였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두 팀은 교체카드를 발동했다. 일단 충남아산은 강민규를 대신해 장신의 콜롬비아 공격수 아폰자를 넣었다. 골이 필요한 전남은 지상욱 대신 노건우를 투입하며 공격의 결을 달리했다.
후반 5분, 전남 플라나의 왼발 크로스가 위협적 궤적을 그리며 들어갔다. 볼은 선수들을 모두 지나쳤는데, 공교롭게도 충남아산 골대 우측을 맞고 튀어나왔다. 행운의 골이 나올 뻔한 순간이었다.
후반 6분, 충남아산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콜롬비안 아폰자가 압박을 했고, 안준수 전남 골키퍼의 패스가 동료가 아닌 충남아산의 김승호에게 향했다. 김승호는 침착하게 전진했고 문전 근처까지 접근해 골키퍼를 넘기는 칩샷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 감독은 김승호의 마무리에 다소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흡족해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후반 10분, 충남아산이 다시금 전남을 위협했다. 박민서가 왼쪽을 붕괴시킨 뒤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아폰자가 볼을 잘라 먹었다. 슛은 아폰자와 전남 수비수를 맞고 튀며 문전을 빗나갔지만 위협적 작업이 빛났다.
충남아산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막고자 이장관 전남 감독이 교체카드를 발동했다. 크로아티아에서 온 공격수 미키치를 넣으며 경기를 반전하려 했다. 미키치는 센터백 김현운을 대신해 필드에 투입됐다. 이로써 전남은 포지션 변화가 예상됐다.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조지훈이 최종 수비 라인으로 내려가고, 미드필더 유헤이가 조금 더 아래로 내려왔다.
충남아산은 또 공격적 교체를 단행했다. 후반 16분, 박민서가 빠지고 하파엘이 들어왔다. 하파엘 역시 아폰자와 마찬가지로 여름 이적 시장에 팀에 입단을 했고, 전남전에서 K리그2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후반 17분, 교체 자원 하파엘이 좌 측면을 붕괴시켰다. 그러고는 중앙에서 대기하던 두아르테에게 볼을 내줬다. 두아르테는 정교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충남아산이 전남에 3-0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또 한 번의 득점에 박 감독은 기쁜 표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두아르테는 동향인 하파엘과 함께 원을 그리는 셀레브레이션을 보여줬다.
전남도 쉽게 무너지진 않았다. 후반 22분, 드디어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최전방 공격수 하남이 하프스페이스로 빠져든 좌측 풀백 김수범에게 볼을 눌러줬고, 김수범은 곧바로 중앙으로 볼을 넘겼다. 교체로 땅을 밟은 노건우가 전남을 위한 동점골을 완성했다. 이후 전남은 플라나를 빼고 최성진을 넣으며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했다. 이즈음 경기장을 방문한 관중의 숫자가 발표됐다. 956명의 소중한 관중이 이순신 종합운동장을 찾았다.
후반 35분이 넘어서는 충남아산이 또 한 번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우 측면에서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박성우를 빼고 이학민을 투입했다. 왼쪽을 활용하는 전남의 공격을 보다 안정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인 듯했다.
후반 43분, 전남의 에이스 발디비아가 또 한 번 골을 터뜨렸다. 발디비아는 충남아산 문전 앞에서 정교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제 경기는 한 골 차. 전남에 마지막 희망이 보이는 시점이었다. 이 감독은 골과 동시에 미키치를 빼고 아스나위를 넣으며 승부수를 띄웠다. 또한 하남 대신 추상훈까지 넣었다.
후반 45+4분, 전남이 기어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교체 자원 추상훈이 어려운 동작에서 발리슛을 성공시켰다. 경기 내내 충남아산이 점유하던 흐름이 마침내 전남 쪽으로 넘어오는 순간이었다. 결국 경기는 3-3 무승부로 마감됐다. 충남아산은 공격은 괜찮았으나 수비적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전남은 중반까지는 불안했으나 어떻게든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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