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얻어서 빚 막나?".. 발길 몰린 '특례보증'

◀앵커▶

전주시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1,200억의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 주는 특례보증이 개시됐습니다. 

돈줄이 막힌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위기에 몰린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대출 총액이 천조 원에 이르는 상황이어서 돌려 막기식 대출금 지원보다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 효자동에 위치한 전북신용보증재단,

이른 아침부터 자영업자와 소기업 관계자들이 몰려들어 창구 앞을 가득 채웠습니다.

대기 인원만 30~40 명에 이를 정도,

전주시가 제공하는 특례보증을 이용해 싼 이자로 전환하거나 추가 대출을 받으려는 겁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위기를 겪어왔던 소상공인들,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에 원리금 상환 유예 기한이 2달 앞으로 다가와 위기감을 호소합니다.

[최지영 / 수산 제조업]

"(대출이) 많이 늘었는데 이자 부담이 좀 커지다 보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좀 돌려 막기 식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한계가 이제 다가온 것 같아요."

[자영업자]

"쓰는 것을 많이 줄이고, 벌이가 적은 만큼.. 어떻게 하든 코로나 시국을 좀 버텨보자는 마음이 컸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풀리고 해서 이제 다시 좀 하려고 하고 있고요."

지난 2019년 636조 원 수준이었던 전국의 자영업자 대출 총액은 올해 1분기 1,033조 원으로 38% 넘게 치솟은 상황.

지난해 1분기 0.49%였던 연체율도 두 배에 달하는 1%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어려운 여건에 급한 대로 대출을 받긴 했는데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겁니다.

앞서 전주시가 지난 2월 내놓은 20억 원 규모의 특례 보증도 일주일 만에 소진돼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처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박남미 / 전주시 민생경제과장]

"저희 전주시가 소기업과 소상공인 비중이 굉장히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2월에) 많은 분들이 앞다퉈서 대출을 하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고 굉장히 절실함을 느꼈고요."

지난해 저소득 자영업자의 부채 증가율은 18.1%에 달해 고소득층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형편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

자력 회생이 가능한 경우라면 지자체 지원 특례보증이 의미는 있겠지만, 1,000조 원에 이르는 대출이 언제 폭탄이 되어 돌아올지 몰라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신동화 /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다중 채무자이면서 동시에 저소득, 저신용, 즉 취약 차주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급격한 연체율 증가와 자영업자 가계의 붕괴, 금융기관들도 상당한 리스크를 지게 되는.."

코로나19의 위기를 영업 제한이란 방법으로 자영업자에게 전가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해 특례 보증을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