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설정" 항변한 '킹더랜드', 아랍문화 왜곡 논란에 발목 잡히나[종합]

장진리 기자 2023. 7.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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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왕자 설정을 이용한 '킹더랜드'가 인종차별 의혹으로 외국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극본 최롬(팀 하리마오), 연출 임현욱)는 8, 9일 아랍 왕자 사미르(아누팜)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아랍 시청자들은 '킹더랜드'가 아랍 문화권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맹비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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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더랜드'에서 인종차별 의혹을 불러온 문제의 장면. 출처| JTBC '킹더랜드' 방송 캡처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아랍 왕자 설정을 이용한 '킹더랜드'가 인종차별 의혹으로 외국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극본 최롬(팀 하리마오), 연출 임현욱)는 8, 9일 아랍 왕자 사미르(아누팜)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사미르는 구원(이준호)과 유학 시절 앙숙이었던 친구로, 당초 구원이 운영하는 킹호텔의 라이벌 호텔로 가기로 했다가 구원을 골탕 먹이기 위해 "내 말에는 무조건 '예스'라고만 답한다"는 짓궂은 조항을 담은 계약서까지 쓰고 킹호텔을 방문했고, 호텔에서 자신을 환영하는 천사랑(임윤아)을 보고 한눈에 반해 구원과 질투로 인한 폭소 에피소드를 만들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사미르는 호화로운 고급 클럽에서 처음 등장, 여성들을 여러 명 끼고 술을 즐기는 '호색한'으로 그려졌다. 구원과 통화하면서도 여성의 손을 어루만지는 등 유흥을 즐기고, 처음 만난 천사랑에게도 거침없이 추파를 던진다. 그와 학창시절을 함께 보내 잘 알고 있는 구원은 "바람둥이"라고 그를 비난한다.

아랍 시청자들은 '킹더랜드'가 아랍 문화권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맹비난에 나섰다.

이들은 "우리는 술을 마시지 않고, 우리는 여성들을 탐하지 않는다. 당신들은 우리의 문화와 종교를 존중해야 한다"라며 "'킹더랜드'는 이 장면을 당장 삭제하고 우리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라"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아랍권에서는 술을 금하고 있고, 남녀 모두에게 금욕적인 생활을 요구한다. '킹더랜드'는 구원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구원과 천사랑의 로맨스를 더욱 극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아랍 왕자 사미르를 등장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큰 고민 없이 아랍 왕자라는 설정을 지나치게 단순하고 구시대적으로 사용한 탓에 인종차별 논란도 피해갈 수 없었다.

제작진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킹더랜드' 제작진은 스포티비뉴스에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다. 특정 국가의 왕자로 묘사하지 않았다"라고 인종차별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이미 아랍권을 포함해 외국 시청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진 만큼 '킹더랜드'에는 해당 문제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킹더랜드'는 9일 방송분에서 이준호와 임윤아의 스프링클러 키스신이 화제가 되면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 상승세에 불을 붙였던 상황. 그러나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또 다시 논란에 휩싸이며 제작진의 세심한 고민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킹더랜드' 포스터. 제공|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외국 시청자들의 불만은 수치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해당 에피소드가 방영된 후 미국 비평 사이트 IMDB에는 불만을 담은 별점 테러가 시작됐다. 다른 회차의 경우 평균 별점이 5점 대지만, 최근 회차는 평균 별점 2점대를 기록했다. 특히 90%가 넘는 외국 시청자들이 문제가 된 회차에 1점을 주면서 '별점 테러'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차 해명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킹더랜드' 제작진은 부랴부랴 2차 해명에 나섰다.

제작진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 등은 가상의 설정이며,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제작진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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