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 세상에 대한 발칙한 풍자… 화려한 영상 없지만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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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펜으로 그린 듯한 수염에 덥수룩한 머리의 남자가 포스터에 큼지막하게 그려진 대놓고 'B급 감성'인 영화 '좋.댓.구'(포스터)가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홍보 포인트로 잡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 '대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날인 12일 개봉한다.
개봉일도 포스터도 무모해 보이는 이 영화는 도대체 무슨 내용일지 보기 전엔 감이 잘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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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펜으로 그린 듯한 수염에 덥수룩한 머리의 남자가 포스터에 큼지막하게 그려진 대놓고 ‘B급 감성’인 영화 ‘좋.댓.구’(포스터)가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홍보 포인트로 잡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 ‘대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날인 12일 개봉한다.
오태경은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연기한 오대수의 ‘짝퉁’으로 분장해 시청자들의 소원을 들어주는데, 그러다 서울 청계광장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는 청년의 사연을 알아봐 달라는 요청과 함께 고액의 후원금을 받는다.
고액의 후원금과 ‘피켓남’의 사연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자, ‘먹방’·건강·시사 인터넷 방송까지 이를 콘텐츠로 활용한다. 일파만파 사연은 방송 뉴스를 타고, 방송사가 피켓남의 사연을 파기 시작하며 영화는 반전을 맞는다.
감독은 그런 의도로 만든 게 아니라고 했지만, 영화는 흥미를 끌거나 돈이면 뭐든 하는 인터넷 방송의 세태 그리고 이를 따라 뉴스화하는 언론의 민낯을 까발린다. 바야흐로 ‘주작’(없는 사실을 꾸며 만듦)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이 발칙한 블랙코미디엔 뜻밖에도 박찬욱 감독, 문소리, 신동엽, 박현빈, 장윤주, 조정석, 박준형과 인터넷 방송인인 ‘영국남자’, ‘쏘영’, ‘말왕’, ‘제이블랙’, ‘쏘대장’ 등 유명인이 대거 출연,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희미하게 한다.
‘좋.댓.구’는 블록버스터처럼 화려한 영상은 전혀 없지만, 대신 잘 짜인 이야기가 별 기대 없이 영화를 보던 관객의 뒤통수를 때린다.
엄형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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