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톰 형’… 프랜차이즈 영화 강세 이어간다 [엄형준의 씬세계]
이번에는 AI가 뒤흔든 세계 구하기
톰 크루즈의 고난도 액션 ‘명불허전’
특별 상영·시사회로 이미 흥행몰이
극장가 휩쓰는 프랜차이즈 영화
‘범죄도시’ 韓 시리즈 첫 3000만 돌파
가오갤3·아바타2 등 꾸준하게 인기
“믿고 보는 영화” 관객들 손쉽게 선택
왕의 귀환, 아니 ‘톰 형’이 한국 극장가로 돌아왔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파트1)’(미션 임파서블7)이 12일 개봉을 앞두고 이미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에서도 크루즈는 61세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대역 없는 고난도 스턴트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의 홍보 포인트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크루즈가 오토바이를 타고 산꼭대기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인데,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차량 추격전, 달리는 열차에서의 싸움 등 영화에는 눈을 뗄 수 없는 액션이 가득 담겨 있다.
항간엔 크루즈가 많이 뛸수록 영화가 흥행한다는 증명하기 힘든 ‘속설’이 존재하는데 그래서인지 이번 영화에서도 크루즈는 열심히 달린다.
담아낼 게 너무 많았던지, 급속도로 전개되는 인물의 감정 변화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번 주 개봉작 중 ‘미션 임파서블7’을 견제할 작품이 보이진 않는다.
‘미션 임파서블’ 프랜차이즈(시리즈)는 한국 극장가의 흥행 보증수표로 통했다. 프랜차이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크루즈는 국내에서 호감도가 특히 높은 외국 배우다. 한국을 자주 찾는 데다가, 격의 없는 소통으로 인기가 높다 보니 팬들은 크루즈를 ‘톰 형’이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부른다. 할리우드 스타지만 한국 배우 못지않은 국내 팬덤을 가진 배우고, 이런 팬덤은 영화의 인기로 연결된다.
주인공이 고정되고(가끔 배역은 바뀌기도 한다), 동일한 세계관에 이야기가 연결되는 방식의 시리즈물인 ‘프랜차이즈 영화’가 요즘 한국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성공한 프랜차이즈로는 현재 상영 중인 ‘범죄도시3’이 대표적이다. 배우 마동석을 앞세운, 사실상 마동석이 전부인 이 영화는 한국 시리즈 영화로는 처음으로 3000만 관객을 달성했고, 2편과 3편이 모두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쌍천만’ 기록을 세웠다.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핵 펀치를 휘둘러 악당을 때려잡는 조금 식상해 보이는 전개 방식에 관객들은 열광하고 있다. 호쾌한 주먹과 적당한 유머가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프랜차이즈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극장가를 양분했다.
앞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볼륨)3’이 420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지난해 개봉해 올해 초까지 극장가를 주름잡은 ‘아바타: 물의 길’은 1008만명이 관람했다.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존 윅4’는 190만명,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는 162만명이 극장에 들었다.
프랜차이즈 영화라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분노의 질주가 무려 10편까지 제작된 걸 보면 이들 영화에 팬덤이 존재하는 건 분명하다.
프랜차이즈 영화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도 눈길을 끈다. 인기는 이전만 못하지만, 해리슨 포드의 마지막 출연이자 시리즈의 대단원인 이 영화에 중년의 관객은 향수를 느낀다.
이런 프랜차이즈 영화가 부쩍 극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건 제작사와 관객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덕이다.
갈수록 영화 제작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데, 관객 수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면서 제작사 입장에선 안정적인 수익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 성공한 작품의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은 제작비 충당에도 도움이 된다.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영화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관객 입장에선 극장 티켓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믿고 보는 영화’를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 한국 영화계에선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영화가 그렇게 활성화한 방식은 아니다. 대박을 터뜨린 프랜차이즈는 ‘범죄도시3’을 제외하면 김용화 감독의 쌍천만 영화인 ‘신과 함께’ 정도다. ‘신과 함께’는 1·2부가 함께 촬영된 사례고, 아직 후속 계획이 없기도 하다.
프랜차이즈는 성공하면 안정적 수입원이 될 수 있지만, 전편이 실패할 경우 후속편의 흥행은 물 건너가는지라 그간 역으로 업계의 부담이 컸을 수도 있다. 실제 프랜차이즈를 믿었다가 흥행에 실패한 영화도 적지 않다.
하지만 ‘범죄도시’처럼 비교적 저예산으로 성공한 사례가 나오고 올해 극장에서 프랜차이즈 영화가 좋은 성적을 내는 현실을 볼 때, 흥행작이 절실한 한국 영화계의 프랜차이즈 영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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