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속된 '바지 임대업자' 만나보니‥"건당 80만 원도 준다는 친구 말에"
[뉴스데스크]
◀ 앵커 ▶
개인과 기관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전세사기의 중요한 연결 고리.
바로 수십, 수백 채씩 집을 갖고 있는 집주인, 임대업자였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구속된 임대인을 유치장에 가서 직접 만나고 왔는데 스스로가 전세사기를 저지른 '피의자'이면서 결과적으로는 '피해자'가 되는 구조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두 자녀를 둔 가장인 40대 우 모 씨.
지난 2019년부터 부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빌라 130여 채를 사들였습니다.
명의만 빌려 준 '바지 임대인'.
결국 보증금을 못 돌려준 '전세 사기' 피의자로 지난달 구속됐습니다.
취재진은 구치소로 이감되기 직전 우 씨를 경찰서 유치장에서 만났습니다.
중개보조원으로 일하던 중학교 친구의 제안이 비극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매매 계약만 해 주면 건당 30에서 80만 원씩 준다는 말에 솔깃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 씨가 부천에서 매입한 어느 신축 빌라의 등기부 등본.
지난 2019년 5월, 우 씨가 건축주에게 1억 7천9백만 원을 주고 샀다고 적혀 있습니다.
역시 같은 날, 같은 값에 전세계약이 맺어졌습니다.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끌어다 매매 대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동시진행' 수법을 쓴 정황입니다.
하지만 우 씨는 자신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못했다고 항변합니다.
'사업자로 등록했으니 이렇게 도장만 찍어줘도 전혀 문제없는 관례'라던 친구의 말을 믿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계약 만료된 매물들이 밀려들면서 친구를 비롯한 사기 일당들은 연락이 하나 둘 끊겼습니다.
우 씨는 "다른 매물을 팔아서라도 전세금을 돌려주려 했지만, 이미 세금 체납으로 재산권이 압류돼 그마저도 불가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 씨 아내] "본인은 친구를 그냥 믿었다…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 못했고.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의 세금이라든지. 변제해야 되는 부분이 저희에게 고스란히 갚아야 할 빚으로…"
HUG의 보증보험으로 보증금이 반환된 경우를 빼고 우 씨가 책임져야 할 피해액은 경찰이 추산한 규모만 50억 원대.
[우 씨 아내] "저희의 무지한 선택 때문에, 얼굴을 대면해 본 적 없는 분들이 본인의 재산이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게 되게 제일 두렵고…"
사기 피의자로 전락한 우 씨는 '피해자들에게 사죄를 드린다'는 내용의 편지를 뒤늦게 취재진에 보내왔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전승현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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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강종수, 전승현 / 영상편집: 김민지
김민형 기자(peanu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0198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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