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애플 순매수, 빅테크 매도세 소진됐나[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11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지만 순매도 규모는 1억달러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대표 빅테크 기업인 애플이 오랜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며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올랐다는 점이다.
챗GPT 개발회사인 오픈AI에 투자해 AI(인공지능) 수혜가 기대되는 마이크로소프트도 규모는 미미하지만 순매수 전환했다.
엔비디아와 알파벳 등 다른 빅테크 기업에 대해서는 매도 우위가 이어졌지만 순매도 규모는 대폭 줄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6월28일부터 7월4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6328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결제일 기준 7월3~7일. 7월4일은 독립기념일 휴장이었으나 일부 매매와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보임.)
미국 증시에 대한 한 주간 순매도 규모가 1억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는 4주일만에 처음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1.8% 올랐다. 하지만 이후 7월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1.3%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도 지난 6월28일부터 7월3일까지는 1.9% 상승했으나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은 1.1% 하락했다.
순매도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2099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3위에 올랐다.
애플은 올들어 46.8% 급등하면서 지속적으로 서학개미들의 차익 실현 대상이 됐다. 애플은 지난 4일까지 엔비디아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에 이어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미국 주식이다.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애플을 6억3449만달러 순매도했다.
최근 애플이 특별히 큰 폭으로 조정받지 않았음에도 서학개미들이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는 점이 주목된다. 애플은 지난 6월30일 193.97달러로 종가 기준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 7일 190.68달러로 마감하며 1.7% 조정을 받았다.
애플은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가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6월28일~7월4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P5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코어 S&P500 ETF(IVV)였다.
서학개미들은 IVV를 3603만달러 순매수했다. 직전주(지난 6월21~27일)에는 4688만달러 순매도했는데 한 주만에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자 너무 많이 오른 개별 종목을 사기는 부담스럽고 랠리를 계속 놓치고 있자니 애가 탄 투자자들이 S&P500지수를 통해 미국 증시에서 매수 포지션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순매수 상위 2위에 오른 JP모간 나스닥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Q)도 비슷한 투자 심리로 매수 우위를 나타낸 것으로 추정된다.
JEPQ는 나스닥100지수 내 고배당주에 투자하되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로 편입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때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덜하도록 설계됐다.
월배당 상품인데 기술주 비중이 높아 기술주 랠리 때 일반적인 배당 펀드보다 시세 차익이 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기술주가 오를 때는 주가 상승률이 나스닥100지수보다 낮아진다.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월배당 상품으로 커버드콜로 배당수익률을 높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 ETF(TLTW) 역시 1297만달러 매수 우위로 꾸준한 인기를 과시했다.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오는 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초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 ETF(SGOV)도 1090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만기 20년 이상 미국 장기 국채들로 구성된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E(TMF)는 904만달러 매수 우위로 오랜만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와 이 ETF의 인버스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한 주 걸러 순매수와 순매도가 번갈아 가며 나타나고 있다.
그 전 주에 순매수됐다 직전주에 2715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던 SOXS는 한주만에 993만달러 순매수로 다시 바뀌었다. 반면 SOXL은 직전주에 3804만달러 순매수됐다 3885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반도체주 시황에 따라 단기 차익을 노리며 매수와 매도를 빠르게 오가는 모습이다.
지난 6월28일~7월4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된 종목은 테슬라였다. 테슬라 주가가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차익 매물로 7주째 순매도가 이어졌다.
다만 직전주까지 1억달러가 넘었던 순매도 규모는 5820만달러로 줄었다.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테슬라를 2억4222만달러 순매도했다.
특이한 점은 테슬라 주가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은 711만달러 순매수로 직전주에 이어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테슬라 충전망을 사용하는 자동차회사들이 늘어나 전기차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반면 가시적인 실적 전망에 비해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데다 전기차시장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도 연달아 받고 있다.
올들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엔비디아는 한주간 순매도 규모가 501만달러로 줄었다.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엔비디아를 12억4554만달러 순매도했다.
올들어 서학개미들이 6번째와 8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알파벳 클래스A와 메타 플랫폼도 순매도 규모가 400만달러대로 줄어들었다. 알파벳 클래스A와 메타 플랫폼의 올들어 매도 우위 규모는 2억2941만달러와 1억9082만달러이다.
올들어 순매도 규모가 3130만달러로 다른 빅테크 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은 마이크로소프트는 112만달러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
빅테크주에 대한 차익 매도세가 잦아든 가운데 순매도 상위 종목은 이슈별로 빅테크 이외의 종목이 채웠다.
주가가 하락한 상태에서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지난 6월 말 주가 폭등 후 주춤하고 있는 아이온큐는 1675만달러와 1370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6월 말 이후 주가가 급등한 리비안 오토모티브와 루시드 그룹은 차익 매물로 각각 905만달러와 665만달러 순매도됐다.
글로벌 X 로보틱스 & 인공지능 ETF(BOTZ)는 지난 6월16일 올들어 최고치를 찍인 이후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764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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