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프리고진, 지난달 29일 만났다…'3시간 회동' 무슨 말했나

프리고진 포함 바그너그룹 지휘관 35명과 회동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그의 측근이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용병단 수장. /AFPBBNews=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영문명 와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5일 만에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 5일 만인 지난달 29일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부대 지휘관 등 35명과 회동했고, 해당 회동이 3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회동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동에서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세운 성과를 평가하고, 지난달 24일 무장 반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그너 부대 지휘관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군인이며, 그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새벽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축출을 목적으로 무장 반란을 일으키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무장 반란 선언 하루 만에 돌연 철수를 결정했다. 이후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나기로 했다며 그의 망명을 발표했고,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벨라루스 도착을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프리고진의 공식 발표가 없고, 그의 모습이 포착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그에 관한 암살설, 사망설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3일 프리고진이 텔레그램을 통해 41초 분량의 새로운 음성 메시지를 공개해 그의 사망설은 일축됐다. 하지만 프리고진이 새로운 음성 메시지에서 "우리의 '정의의 행진(무장 반란)'은 반역자들과 싸우고 사회를 움직이기 위한 것이었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자신과 바그너그룹을 지원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크렘린궁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서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를 향한 것을 반역자와 싸우기 위한 '정의의 행진'이라고 표현했다"며 푸틴 정권을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다시 드러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