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반환 소송 2심도 '패소'…4년제大 총장 70% "등록금 인상"
[EBS 뉴스]
지난 2020년, 대학생 3천여 명이 대학과 정부를 상대로 등록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학교 수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지난해 1심에 이어 최근 2심 법원에서도 학생들이 패소한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4년제 대학 총장 10명 가운데 4명이 당장 내년부터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혀서, 또다시 적잖은 갈등이 예상되는데요.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시겠습니다.
[VCR]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3년 전, 비대면 수업 시작한 대학들
하지만, 서버 다운에 수업 파행
실습·실기 수업도 '제한'
"학습권 침해받았다
등록금 돌려달라"
대학생들, 등록금 반환 소송 나섰지만
1심 이어 2심까지 '패소'
--------
서현아 앵커
취재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금창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학교 수업이 제 값을 못 했으니 등록금을 돌려달란 요청이었죠.
등록금 반환 소송, 2심에서도 학생들이 졌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금창호 기자
네, 학생들은 먼저 수업 방식을 문제 삼았습니다.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학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교육 서비스를 받게 됐단 겁니다.
또, 재난상황에는 적립금을 풀어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데도 오히려 과도하게 예산을 쌓아뒀다고도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은 학생들과 입장이 달랐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건강권과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대면 수업이 최선이었다고 봤습니다.
또,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이 손해를 봤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적립금에 대해서도 대학이 적립금을 과도하게 모아둬서 학생들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학생들은 도서관 등 학내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것도 문제삼았는데요.
법원은 이 역시도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고, 대학이 학생 안전을 담당해야 할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강의실에서 대면수업'을 하는 게 대학이 제공해야 할 기본 교육서비스라고 한 학생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고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등록금을 정할 때, 반드시 대면수업을 전제로 등록금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지는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이유들을 들어 법원은 학생들의 소를 기각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학생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은데요.
판결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금창호 기자
네, 학생들은 법원의 판단을 이해하기 어렵단 입장입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사례가 전국 대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에는 강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수업이 과제로 대체되기도 했고 고려대나 국민대, 중앙대 등 여러 대학에서 1학기 개강 첫날부터 비대면 수업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 실험실습 공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수업이 원활히 진행되지도 못했습니다.
소송을 진행했던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이런 상황은 등록금 반환 요구 서명에 1만 명 넘게 서명할 정도로 보편적이었다"며"학생 개개인이 부실한 수업을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항소심 자체를 기각한 법원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판결에 불복한다고 대법원에 바로 소를 제기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전대넷 관계자는 일단 "하반기에는 등록금 인상 문제에 대해 집중하려 한다"며 "대법원 상고를 못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상고여부가 결정되진 않았지만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학생들이 느끼는 등록금 부담은 지금도 상당하죠.
올해 4년제 대학 등록금도 지난해보다 소폭 올랐는데요?
금창호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정보공시 기준으로 전국 4년제 일반대학의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679만 5천200원입니다.
지난해보다 3만 1천800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757만 3천70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만 7천900원 상승해 그 규모와 인상 폭이 국공립대학보다 더 컸습니다. 학생들이 느끼는 등록금 부담도 큽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지난 3월 대학생 2천여 명에게 물었더니 대학생들이 부담을 느끼는 지출항목 2위가 등록금이었습니다.
식비 다음입니다.
또, 한 아르바이트 소개 플랫폼이 대학생 77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응답자 96%가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답했는데요.
2학기 등록금과 용돈을 벌기 위해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학생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최근 물가 인상으로 인한 식비 상승에 등록금 걱정까지 대학생들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대학들은 앞으로 등록금을 올리겠단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죠?
금창호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미 올해 4년제 대학 17곳이 등록금을 인상했는데, 인상 대학 규모가 지난해의 약 3배입니다.
경인교대와 광주교대 등 국립대학은 8곳이고 동아대 등 사립대학은 9곳입니다.
전문대학 역시 전체의 14%인 18개 학교가 등록금을 올렸습니다.
이런 움직임,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교육부 기자단이 4년제 일반대학 총장들에게 등록금 인상 계획을 물었더니 전체의 70%가 등록금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장 내년에 인상하겠다는 총장은 약 41.7%였고요.
오는 2025학년도 이후에 올리겠다는 응답자가 28.6%였습니다.
대학들이 잇따라 인상에 나선 이유로 최근 급격히 오른 물가상승률이 지목됩니다.
등록금 인상 상한선은 물가상승률과 연동돼 결정되는데, 올해 이 상한선이 4.05%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른 겁니다.
그동안 정부는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을 지원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해왔는데요.
이렇게 등록금 인상 가능 범위가 커지면서 정부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인상 수익이 더 커졌습니다.
물가상승이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대학들이 앞으로도 등록금 인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대학 교육에 대한 재정투자, 아직 선진국에 비해서 많이 부족한데요.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줄이고 대학의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라보겟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