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아니, 대전에 또 미술관을 짓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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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거리를 지나다 이곳 대전에 새로운 미술관건립을 경축하는 커다란 현수막을 봤다.
새로운 미술관 건립을 마냥 반가워할 일이 아닌 것은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미술관을 방문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다.
작품 감상 중에 또 다른 탄식을 자아낸 것은 미술관의 순기능에 역점을 둔 건축물이지만 휴식처로서의 기능도 고려한 점이 그것이다.
새로운 미술관의 건립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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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거리를 지나다 이곳 대전에 새로운 미술관건립을 경축하는 커다란 현수막을 봤다. 그렇게 경축할 만한 일인지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술계에 종사하는 자로서 반기기는커녕 고개를 갸웃거리다니 스스로도 의아했다.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이 있지 않은가. 새로운 미술관 건립을 마냥 반가워할 일이 아닌 것은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미술관을 방문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다. 외진 곳에 위치해 방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대다수 해외유수의 미술관들은 어떠한가. 필자가 보기에 거의 모든 해외미술관들은 도심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언제든지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언제나 방문객이 넘치고도 넘어나는 이유일 것이다. 수준 높은 미술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훌륭한 휴식처로서도 손색없는 미술관이 즐비하다.
꽤 시간이 흘렀지만 필자가 방문했었던 미술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 뉴욕의 휘트니미술관의 이야기다. 휘트니미술관은 오래되고, 낙후된 이유로 현재의 위치한로 이전한 것이 7-8년 전의 일이다. 당시 모처럼 여행할 기회가 있어 새로 이전한 휘트니미술관을 방문했었다. 유행을 선도할 만한 현대식 건축물의 외관이 필자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금속성 재질로 매끈하게 마감된 외관의 첫인상은 지금껏 뇌리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한 미술관의 기능성을 뛰어넘는 휴식처로서의 역할을 맡기에 충분하고, 쾌적한 실내분위기는 방문객을 사로잡는다. 미술작품만을 감상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 누구라도 방문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배치와 부대시설은 흠잡을 데 없는 위용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실내 곳곳에 걸린 작품들은 굳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더라도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본격적으로 작품을 감상하러 전시공간으로 들어가 보자. 동시대에 최고로 추앙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자 미술관 곳곳을 쉴 새 없이 누빈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 작품 감상 중에 또 다른 탄식을 자아낸 것은 미술관의 순기능에 역점을 둔 건축물이지만 휴식처로서의 기능도 고려한 점이 그것이다. 전시를 위한 폐쇄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 중간을 개방하거나 외부와의 단절감을 희석시키기 위한 절묘한 공간 배치로 피로감을 느낄 새가 없다. 전시공간의 한쪽엔 건너편의 강을 내다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로 처리했다. 미술관의 테라스 역할을 하는 공간에는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이용하는 한편, 방문객의 신체리듬을 고려해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도록 배려한 지혜에 감탄이 절로 일었다.
새로운 미술관의 건립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장밋빛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감히 조언을 덧붙이자면, 먼저 접근성을 최우선시하기를 바란다. 훌륭한 미술관이라 해도 방문하기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면 자칫 시민들의 외면을 받기 일쑤다. 다음은 최적화된 미술관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될 수 있는 공간 구성에 전력을 다해주기 바란다. 수많은 시민들이 들락거리며 열기가 달아올라 그야말로 뜨거운 곳(hot place)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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