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킨 ‘파검의 피니셔’ 무고사, 인천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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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걸어 나온 한 남자가 카메라 앞에서 별안간 웃옷을 벗는다.
지난 시즌 인천의 최종 득점이 46골이었으니 중도 하차한 무고사가 홀로 팀 득점의 약 30%를 책임지고 떠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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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걸어 나온 한 남자가 카메라 앞에서 별안간 웃옷을 벗는다. 녹색 카라티를 벗자 ‘파검’(파란색+검은색) 유니폼이 드러난다. 옷매무새를 다잡으며 환히 웃는다. 이 광경을 유튜브 중계 방송으로 지켜보던 사람들의 환호가 채팅장에 들끓는다. ‘파검의 피니셔’ 스테판 무고사(31)가 돌아왔다. 인천 유나이티드를 떠난 지 약 1년 만이다.
인천 구단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여름 일본 J리그 비셀 고베로 떠났던 스트라이커 무고사가 친정 팀 인천 유나이티드로 복귀했다”라고 알렸다. 인천은 이날 창단 20주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무고사의 입국 장면을 실시간 중계했다. 방송을 지켜보는 팬들은 “진짜 울었다”, “믿고 있었다”, “손이 떨린다”라며 저마다 감격을 표했다. 재입단한 무고사의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다.
무고사는 인천의 수호신이다. 2018년 인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입성해 리그에서만 129경기 68골10도움을 기록했다. 이 기간 인천이 넣은 득점(174골)의 약 40%에 달한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절반이 채 안 되는 18경기 만에 14골을 폭격하며 팀을 상위 스플릿에 안착시켰다. 지난 시즌 인천의 최종 득점이 46골이었으니 중도 하차한 무고사가 홀로 팀 득점의 약 30%를 책임지고 떠난 셈이다.
결국 지난해 여름 무고사의 결정력을 눈여겨 봐온 일본의 비셀 고베가 바이아웃(약 13억원)을 발동하며 그를 영입했다. 그러나 고베에서의 적응은 순탄하지 못했고, 무고사는 2022 시즌 리그 5경기, 리그컵 2경기 출장에 그치며 무득점으로 첫 해를 마무리했다. 올해에는 상황이 더 악화하여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무고사는 인천 복귀를 추진했고 구단도 적극 호응해 재입단을 성사시켰다.
1년 전 마지막 구단 인터뷰에서 “인천에서 100골을 넣겠다고 했는데 그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던 무고사는 이날 복귀 뒤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 코치진·동료와 함께 다 같이 하나 되어 팀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고 싶다. 복귀를 기다려 준 최고의 인천 팬과 시민께 감사하다. 조성환 감독님의 모토처럼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 여전히 인천은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4위로 마무리했던 인천은 현재 리그 9위로 강등권 문턱에서 허덕이고 있다. 특히 리그에서 세번째로 낮은 빈곤한 득점력(21골)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무고사는 다시 9번을 단다. 그의 재림은 인천의 반격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첫 경기는 오는 16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23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안방 경기다. 경기 전에는 무고사의 사인회와 입단식이 진행된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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