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비웃듯 헬멧도 안 쓰고 ‘쌩쌩’… 위험천만 ‘두 바퀴 차’

조희연 2023. 7. 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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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낮 12시55분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 사거리.

이날 취재진이 유동인구가 많은 마포구 인근 도로변에서 낮 12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전동킥보드를 탑승한 6명 중 헬멧을 착용한 이용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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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1시간 지켜보니
전동킥보드 운전자 모두 ‘미착용’
종로서 자전거 32대 중 2명만 써
오토바이 운전자는 대다수 ‘헬멧’
신호위반·중앙선 침범 등은 많아
“경찰 특별단속에도 법규위반 여전”

10일 낮 12시55분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 사거리. 보행자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자 전동킥보드에 탑승한 한 남성이 빠른 속도로 횡단보도를 가로질렀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들은 놀란 표정으로 킥보드가 가는 길을 비켜 줬다. 잠시 후 오후 1시7분에는 전동킥보드를 탄 한 남성이 보행자 신호가 깜빡이는 와중에 횡단보도를 질주했다. 이들은 모두 헬멧(안전모)을 착용하지 않은 채 킥보드에 탑승했다.

서울경찰청이 이륜차·자전거·개인형 이동장치(PM) 등 ‘두 바퀴 차’ 특별단속에 나선 지 2주가 지났지만 두 바퀴 차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위반은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시민들은 헬멧 착용을 더욱 꺼려하는 모습이다.
이날 취재진이 유동인구가 많은 마포구 인근 도로변에서 낮 12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전동킥보드를 탑승한 6명 중 헬멧을 착용한 이용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노점상을 운영하는 이정민(54)씨는 “하루에 (전동킥보드 타는 사람) 50명은 보는데 헬멧을 쓴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인근 건물 경비원 서수옥(73)씨도 “전동킥보드는 속도가 빨라서 위험해 보이는데 (전동킥보드를) 타는 사람 중 헬멧을 쓴 사람은 한 명도 본 적 없다”며 “본인(탑승자)도, 걸어 다니는 시민도 안전하려면 헬멧을 꼭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1년 5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만 16세 이상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 이상 운전면허증 소지자만 전동킥보드 등 PM을 운전할 수 있고,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벌금 2만원이 부과된다.

킥보드뿐 아니라 자전거 이용자 중에서도 헬멧을 착용한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 동안 종로1가 사거리를 지나간 자전거 32대 중 헬멧을 착용한 경우는 단 2대뿐이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 안전모 착용은 훈시규정이고 미착용에 대한 처벌 조항은 없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서울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오른 이날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헬멧을 눌러 쓴 채 주행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오토바이 251대 중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경우는 1대뿐, 나머지 250대는 모두 헬멧을 쓰고 있었다. 다만 신호위반(5대), 중앙선침범(2대), 인도주행(8대)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이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두 바퀴 차 교통사고는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두 바퀴 차 교통사고 건수는 직전 3개월(지난해 12월∼올해 2월) 대비 30% 증가했다. 부상자는 36% 늘었다. 특히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 PM을 타다 다친 사람이 153% 급증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26일부터 두 바퀴 차 특별단속에 나섰다. 단속 대상은 △안전장구(헬멧) 미착용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보도 통행 등이다. 자전거는 음주운전만 해당된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9일까지 단속 건수는 총 8935건으로 집계됐다. 이륜차가 4177건으로 가장 많았고, PM이 3173건으로 뒤를 이었다. 자전거는 297건, 영상단속(카메라 단속) 1288건이었다.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국 관계자는 “더운 날씨에도 안전한 주행이 될 수 있도록 안전모를 착용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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