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정치가 무너지면 無道가 들어선다

이규화 2023. 7. 10. 18: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치가 무너지면 무도(無道)가 들어선다는 자연적 이치를 일깨우는 책이다.

책은 도쿄대 명예교수 미쿠리야 다카시 교수가 19세기 후반부터 1930년대 초반까지 일본의 정당정치 전개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저자의 최대 문제의식은 "왜 근대 일본 정치에서 정당이 몰락하고 군부가 대두했을까?"이다.

일본의 정치사를 이만큼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은 국내에 거의 없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정당정치는 왜 무너졌을까
미쿠리야 다카시 지음/윤현명 옮김/소명출판 펴냄

정치가 무너지면 무도(無道)가 들어선다는 자연적 이치를 일깨우는 책이다. 책은 도쿄대 명예교수 미쿠리야 다카시 교수가 19세기 후반부터 1930년대 초반까지 일본의 정당정치 전개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근대 일본에서 민주주의가 어떻게 수용되고, 몰락해 버렸는지 그 과정을 설명했다.

미쿠리야 교수는 일본이 서양 근대 의회 민주제를 받아들여 잘 정착하는 듯하더니 정파간 갈등과 부패를 계기로 군부에 권력을 내주게 된 원인과 결말을 설득력 있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의 최대 문제의식은 "왜 근대 일본 정치에서 정당이 몰락하고 군부가 대두했을까?"이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정당의 부패와 무능력이 군부의 대두를 허용했다고 거듭 확인한다.

책의 화두는 다음 두 가지 질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메이지유신 이후 근대 일본은 서구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19세기 후반부터 일본에서는 자유민권운동이 전개되었고, 그 결실로 제한적이나마 서구식 민주주의가 도입됐다. 1918년에 성립한 하라 다카시 내각(최초의 본격적인 정당 내각)과 1925년의 보통선거법은 그 최대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그렇다면 일본은 서구식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을까? 아니었다. 정당은 국내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는 정권 획득에 더욱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정당 간의 갈등·부패가 커다란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더욱이 1920년대 후반 일본이 대외적으로는 세계 대공황과 국제경제의 블록화, 대내적으로 기업·가계의 파산이라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일본 국민들은 정당이 그런 난국을 타개할 힘도, 역량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군부에 기대를 걸었다.

그 결과는 1931년 만주사변의 발발과 그 10년 후 태평양 전쟁의 발화였다. 책은 위의 과정을 시간의 역순으로 서술한다. 다시 말해, 1930년대 초반 정당정치의 몰락에 관해 서술한 다음,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설명한다. 일본의 정치사를 이만큼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은 국내에 거의 없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근대 일본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좌절되었는지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