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옐런 中에서 얻은 것, 그리고 확인된 것들"-NYT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3박 4일간 중국 방문이 '워싱턴'과 '베이징'의 냉랭하던 사이를 한풀 누그러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옐런이 부드러운 화법을 구사하면서도 미국 안보 기반의 정책 강행 의지를 곳곳에서 드러내면서 중국 정부와 가시적인 합의를 끌어내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이번 방중을 평가하는 '옐런이 중국 방문에서 기억해야 할 3가지 교훈' 기사에서 "미·중 양측은 자국의 정책적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며 "무역과 투자, 그리고 기술을 둘러싼 추가적인 갈등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새로운 경제팀은 전임자들보다 국제 경험이 적고, 서구의 정책입안자들과의 관계가 부족하다"며 "(이번 회동 전까지) 중국 경제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중국의 새로운 경제팀을 만나는 게 옐런의 가장 큰 목표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문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 고위급 경제회담을 가진 건 처음이기 때문에, 옐런의 방중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옐런은 6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마라톤회담에 돌입했다. 7일에는 리창 총리, 허리펑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장관), 판궁성 인민은행 당 위원회 서기 등을 잇달아 만나 10시간 회담을 가졌다.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양측은 관세, 환율, 경제 제재, 공급망 재편 등 여러 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옐런은 8일,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허리펑 부총리를 만나 두 사람이 생각하는 '공정한 경쟁'과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앞선 오찬으로 베이징 하얏트 호텔에서 중국의 여성 경제학자 6명과 만나기도 했다. 옐런이 만난 경제학자는 류슈웨이 중앙재경대 중국기업연구센터 연구원, 쿵치샹 베이징대 교수, 하오징팡 공상과학(SF) 작가, 류첸 이코노미스트그룹 중화권 회장, 진커위 런던정경대 부교수, 스단 중국 사회과학원 산업경제연구소장 등이다.
리창 총리도 무지개 비유로 화답했다. 옐런이 전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던 때 하늘에 걸쳐있던 무지개를 바라본 사실을 언급하면서 "중·미 관계도 폭풍우를 견디면 아름다운 무지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응했다.
NYT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관료들은 미국이 중국과의 '결별'이나 '분리', '철수'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점에 격렬하게 반대해왔다"며 "옐런이 중국과 만나 온화하고 중립적인 화법으로 '디리스킹' 의 개념을 차용함으로써 중국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으로 여겨졌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디리스킹' 단어도 거의 쓰지 않았다. 대신 "미국은 다양한 공급망을 원한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옐런은 리창과 회동에 앞서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소속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면서도 "이로써 우리는 (중국을 배제한) 탄력적이고 다양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옐런이 중국에 가기 직전에 발표된 중국 정부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제한조치도 뚜렷한 해법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전, 옐런은 방송 인터뷰에서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제한 조치는 '잠재적인 보복의 뉘앙스'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도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첨단기술 분야의 미국 자본 투자를 제한한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번 회담에서 드러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은 허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목표에 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소통 부족에서 비롯된 오해로 이어져 양국 간 경제 및 금융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허 부총리는 "국가 안보를 일반화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무역 왕래에 이롭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각종 제재와 수출통제 조치에 대한 중국 측 우려를 언급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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