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악바리 첼리스트'…"저만의 색깔을 들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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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리(14·사진)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첼로 유망주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연주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테크닉이 좋은 첼리스트가 아니라 '나만의 색깔을 가진 연주자' '청중에게 특별한 감정을 선사하는 첼리스트'가 되고 싶다"며 "그래서 무대에 오를 때마다 '청중들이 한시도 귀를 뗄 수 없는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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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 휩쓴 첼로 유망주
최근 권혁주콩쿠르서도 대상
"단순 '멋있는 연주자' 목표 아냐
작곡가의 생각 관객에 전하고파"
이재리(14·사진)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첼로 유망주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연주자 중 한 명이다. 이제 중학교(예원학교) 2학년밖에 안 됐는데 웬만한 성인 연주자에 버금가는 커리어를 쌓고 있어서다.
2019년 헝가리 다비드 포퍼 국제 콩쿠르 1위, 2022년 이자이 주니어 국제 콩쿠르 우승에 이어 최근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고(故) 권혁주를 기리는 ‘권혁주 음악 콩쿠르’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그 사이 음악 영재들의 필수 코스인 금호영재콘서트 독주회도 열었고, ‘꿈의 무대’로 불리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도 올랐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테크닉이 좋은 첼리스트가 아니라 ‘나만의 색깔을 가진 연주자’ ‘청중에게 특별한 감정을 선사하는 첼리스트’가 되고 싶다”며 “그래서 무대에 오를 때마다 ‘청중들이 한시도 귀를 뗄 수 없는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이재리가 첼로를 만난 건 7세 때였다. 그는 “친구가 눈앞에서 첼로를 연주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근사했다”고 했다. “곧바로 첼로를 배우겠다고 부모님을 졸랐죠. 첼로를 공부할수록 다른 악기에는 없는 풍부한 저음과 넓은 음역에서 오는 거대한 울림에 빠져들었습니다. 친구들과 노는 걸 잊어버릴 정도였어요.”
이재리는 서너 마디의 짧은 프레이즈(한 단락의 선율선)도 원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연습에 매달리는 ‘악바리’다. “제가 가장 많이 연습하는 부분은 누구보다 잘 표현해내고 싶은 구간이에요. 그럴 땐 정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연습에 빠져듭니다. 단 한 번의 보잉(활 긋기)으로 제가 바라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손을 움직이죠. 하루를 꼬박 보내고, 다음 날도 똑같은 구간을 연습하는 날도 허다합니다. 이젠 익숙해졌어요.”
그의 롤모델은 2021년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인 우에노 미치아키와 영국의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극찬한 독일 첼리스트 요하네스 모저다. “미치아키의 음악에는 그만의 색깔이 있어요. 어떤 곡을 연주하더라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있죠. 모저의 연주는 다른 면에서 각별합니다. 그만의 착실함과 단단한 힘이 음악 전면에 드러나요. 전달력이 엄청나죠. 이 두 연주자의 강점을 다 갖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웃음)”
이재리에게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제네바 콩쿠르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도전하는 거예요. 영국 위그모어홀에도 서고 싶고…. 하지만 진짜 목표는 작곡가가 음표에 담은 이야기를 다채롭게 해석해 들려주는 첼리스트가 되는 겁니다. 연주자에게 이것만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요.”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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