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500일… 젤렌스키 "크림 북쪽 탈환후 휴전 협상"
크림반도 경계까지 진격 의지
美 지원 감축 우려 "지지 요청"
종전후 나토 가입 희망 의사도
■영토 포기 없어, 크림반도 경계까지는 탈환해야
미국 ABC방송은 우크라 전쟁 501일이 되는 9일(이하 현지시간)에 젤렌스키와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젤렌스키는 전날 남부 흑해 뱀섬(즈미니이섬)을 방문해 침공 초기 전사한 수비대원들을 추모했다. 그는 수도 키이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달 시작한 반격과 관련해 "지금은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면서 "원했던 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전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진격이 느리다는 서방의 평가에 "전혀 압박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6월 30일 보도에서 같은달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키이우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당시 우크라 정부는 번스에게 반격 목표를 설명했다고 알려졌다. 우크라의 목표는 러시아가 2014년에 불법으로 합병한 크림반도의 북쪽 경계까지 탈환한 뒤 장거리 무기를 배치하는 것이었다. 우크라는 크림반도를 직접 공격하지 않는 조건으로 러시아를 휴전 협상 테이블에 불러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는 WP의 보도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우크라가 크림반도의 행정 경계에 도달하면 블라디미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본격적인 침공 이전과 달리 약화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 결과 푸틴이 문명 세계와 대화를 모색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쟁 끝날 때까지 지원 이어져야
젤렌스키는 내년 미 대선에서 정권 교체로 인해 지원이 줄어드는 상황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선거는 미국 내정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 입장에서는 우크라 지원에 대한 미 여야의 초당적인 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정치인들 사이에서 우크라 지원 감축과 관련한 위험한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나는 내게 할 만큼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도 감사한다. 확실히 말하지만 어떤 상황이라도 도움에 감사를 전한다. 우크라인들은 과도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승리면 족하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2월 의회 국정연설에서 우크라의 전쟁 수행을 계속 지원하겠다며 "필요한 만큼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공화당을 비롯한 미 야당에서는 우크라 지원 규모를 두고 회의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쟁 끝나면 나토 가입 희망
오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는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는 우크라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우크라의 나토 가입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젤렌스키는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난 다음에라도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린 이미 세계에서 자리를 잡았다. 존중을 받는 나라가 됐고 인간의 가치, 인권,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진정으로 싸우는 나라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우크라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토 국가들의 소중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우린 EU 회원국이 되기 위해 법적 틀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르메크는 젤렌스키가 빌뉴스의 나토 회담에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아직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일부 세력에서 젤렌스키를 과격한 배우이자 긴장을 부추기는 위험 요소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젤렌스키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발생한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에 대해 "푸틴은 본토에 병력이 없었고 시민들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또 다른 반란의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는 동시에 벨라루스로 이동한 바그너그룹 잔당이 북쪽에서 우크라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바그너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록 반란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미 원하던 대로 정치적 거물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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