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지루한 국악은 옛말… 장르 넘나드는 우리 소리에 한껏 취하네

'플로우 뮤직' 가상 국악기 활용해 재연주
최신가요·인터넷 밈·영화 OST 커버 인기

유튜브에서 '국악 커버(cover)' 전문 채널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국악 커버란 가요, 팝송, OST 등 기존 음악을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음악인 국악(國樂)으로 리메이크해 재가창 혹은 재연주하는 것을 뜻한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국악 커버 콘텐츠가 수십,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 몰이 중"이라며 "최근 국악을 소재로 한 대중문화가 늘고 젊은 국악인들이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국악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국악 커버 전문 유튜브 채널은 무엇일까.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사이트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의 7월 첫째 주 유튜브 순위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채널 1위는 '플로우 뮤직(Flow Music)', 2위는 '야금야금♬', 3위는 '대금이누나'다.

1위를 차지한 '플로우 뮤직'은 구독자 58만 명, 누적 조회수 1억6200만 회를 보유한 채널이다. 2016년 개설된 이 채널의 주요 콘텐츠는 피아노나 오르골 같은 가상 악기를 활용한 커버곡 및 창작곡이었으나, 2018년 공개한 그룹 방탄소년단의 '아이돌(IDOL)' 국악 버전 영상이 큰 화제를 일으킨 것을 계기로 이후부터 현재까지 국악 커버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신 가요, 영화 OST, 광고 음악, 인터넷 밈 등 각종 장르의 음악을 다양한 가상 국악기로 재연주해 선보이는 식이다. 대표 영상은 '어벤져스 메인 테마 국악 버전'(230만 뷰), '제로투 댄스 국악 버전'(180만 뷰) 등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큰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2위에 오른 '야금야금♬'은 구독자 27만 명, 누적 조회수 1억 회를 보유한 채널이다. 대학에서 가야금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진 채널 운영자 '야금야금'(본명 오현지)은 K팝, 팝송, 게임·애니메이션 OST 등 다양한 음악을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커버 콘텐츠를 제작한다. 현재까지 나단 에반스의 '웰러맨(선장의 노래)', 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의 '머니(MONEY)', 그룹 아이브의 '아이엠(I AM)',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 등을 커버해 최고 97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피리, 대금, 해금, 장구 등 가야금 이외의 다른 국악기를 다루는 연주자들과의 콜라보 커버 영상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위 '대금이누나'는 구독자 수 18만 명, 누적 조회수 2800만 회를 보유한 채널이다. 대금 연주자 김지현이 운영하는 채널로 대금 커버, 라이브 연주, 연주법 강좌, 플레이리스트, 국악 관련 지식·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중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대금 커버다. 추억의 7080 가요부터 트로트, 영화 OST, 클래식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커버 곡을 선보인다. 채널 내 최고 인기 영상은 이선희의 '인연'(영화 '왕의 남자' OST), 장윤정의 '초혼',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의 커버 영상으로 각각 100만 회 이상 높은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이 외 △'아야금'(4위, 16만 명) △'권미희(KwonMiHee)'(5위, 10만 명) △'조선바드 판다랑'(6위, 8만 명) △'가야금영재'(7위, 8만 명) △'가야금예지'(8위, 5만 명) △'퀸(QUEEN) TV'(9위, 5만 명) △'가야금고은'(10위, 4만 명)이 인기 순위 상위 10위 내 채널로 포함됐다.

한편 IMR은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의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랭킹화하는 서비스로, K-컬처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한다. IMR 순위는 매주 업데이트되며, 한국 계정을 가지고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들의 유튜브·인스타그램에 관련한 정보를 기간 누적 방식으로 제공한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