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 알렉산더 스트레이프 공급망 부사장 | “세계 1위 친환경 배터리 만들 것…한국서 파트너십 확대하고 파”
“노스볼트(Northvolt)의 핵심 미션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다. 다른 경쟁사들이 1㎾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생산할 때 100~150㎏의 이산화탄소 등가물이 나오는 것과 비교해, 우리는 이산화탄소 등가물을 30~40㎏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사 스웨덴 노스볼트의 알렉산더 스트레이프(Alexander Strief) 공급망 부문 부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배터리 산업에서의 진정한 승리는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운송 산업의 전기화’에 성공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트레이프 부사장은 노스볼트가 탄소 배출 등 환경적 측면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서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터리는 제조 비용이 큰 만큼 가격이 비싸지만, 우리는 원자재 정제, 배터리 생산, 배터리 재활용 등 가치사슬(GVC) 영역 대부분을 통제하는 수직 통합에 중점을 둔 덕분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라며 “거기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연간 50~7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기가팩토리(초대형 생산 기지)를 건설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스볼트가 2016년 설립된 이래 80억달러(약 10조4720억원) 규모의 자본을 조달하고 폴크스바겐, BMW, 스카니아, 볼보 등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으로부터 550억달러(약 71조9950억원) 이상의 배터리 주문을 받으며 글로벌 배터리 제조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스트레이프 부사장은 “배터리 시장에서 향후 10년 동안은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노스볼트의 도전 과제는 주문을 이행하고, 공급 규모를 더 확장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노스볼트는 스웨덴 셀레프레오에 있는 기가팩토리 ‘노스볼트 에트(Northvolt Ett)’를 확장·증설해 연간 배터리 생산 규모를 60GWh까지 끌어올리고, 스웨덴 예테보리와 독일 하이데에도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배터리 가치사슬과 폭넓은 파트너십을 맺어왔다”라며 “배터리 개발·제조 분야에 선도적인 한국에서도 추가로 제휴할 만한 파트너 기업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쟁사와 다른 노스볼트만의 차별점은.
“오늘날 배터리 제조사들이 1㎾h의 배터리를 생산할 때, 100~150㎏의 이산화탄소 등가물이 발생한다. 노스볼트는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순환 생산과 재활용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1㎾h 배터리당 이산화탄소 등가물을 30~40㎏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의 핵심 미션은 ‘모든 생산 단계에서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해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친환경적 배터리에 대한 시장 수요도 확인했다. 우리는 현재 폴크스바겐, BMW, 스카니아, 볼보 등의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550억달러 이상의 배터리 공급 주문을 받았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없나.
“배터리를 제조하는 데 있어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활성 물질을 생산하는 데는 매우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배터리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다. 우리는 수력·풍력 에너지를 사용한 전력망을 통해 배터리 생산을 현지화했다. 여기에 원자재 정제, 배터리 재활용 등까지 가치사슬 대부분을 통제하는 수직 통합에 중점을 둔 덕에 유럽의 높은 임금 수준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다른 핵심 요소는 규모다. 우리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연간 50~7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기가팩토리를 건설했다.”
화재 등 안전 문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배터리 연구개발, 산업화, 검증 및 안전 테스트를 위해 대규모 캠퍼스 ‘노스볼트 랩’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노스볼트 랩은 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배터리 캠퍼스다. 1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직원 상당수가 한국과 일본 출신이다. 이를 통해 더 안전한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고, 모든 생산 단계에서 첨단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생산과정에서의 품질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어 품질의 일관성도 보장한다.”
준비 중인 차세대 배터리도 소개해 달라.
“노스볼트가 개발 중인 차세대 기술 중 하나는 항공 및 고성능 차량에 적합한 리튬 금속 배터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레안드로에 있는 노스볼트의 자회사 큐버그(Cuberg)가 개발 중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다. 이는 고정식 에너지 저장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 배터리의 지속 가능성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잠재력이 있다.”
미·중 갈등으로 소재 조달이 어렵진 않나.
“노스볼트는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중국·한국·일본 등 세계 배터리 가치사슬 전 영역에 걸쳐 폭넓은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노스볼트는 파트너 기업이 유럽에서 가까운 곳에 ‘공동 현지화’하도록 하는 등 물류 장애와 무역 장벽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했다. 대표적인 예가 스웨덴 셀레프레오에 위치한 첫 기가팩토리 노스볼트 에트와 관련해 한국 제조업체 ‘동진쎄미켐’과 협력한 것이다.”
한국 기업과 협력하게 된 계기는.
“한국은 배터리 개발·제조 분야에서 선도적인 국가인 만큼 배울 점이 많다. 노스볼트에도 많은 한국인 동료가 근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분야를 선도하는 한국 파트너 기업은 전문적이고 헌신적이기도 하다.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다른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이유다.”
‘배터리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성장 단계 있는 배터리 시장에서 향후 10년 동안은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우리는 이 시기가 ‘배터리 전쟁’을 벌이는 시기가 아닌, ‘기업 간 협력을 통한 동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시기라고 본다. 또한 진정한 승리는 세계가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제때 ‘운송 산업의 전기화’에 성공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규모 공급 주문과 80억달러 이상의 자본 조달을 통해 유럽의 선도적인 배터리 제조업체 입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제는 주문을 이행하고 공급 규모를 더 확장하는 것이 큰 도전 과제다. 이를 위해 더 많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해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공급 규모 확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첫 기가팩토리 노스볼트 에트를 확장·증설해 연간 생산량을 60GWh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폴란드 그단스크에 있는 배터리 시스템 공장인 노스볼트 드와(Northvolt Dwa)도 시운전하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스웨덴 예테보리와 독일 하이데에서 기가팩토리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