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치과 병원장 출신 기업가, 강정호 미니쉬테크놀로지 대표 | “2년 내 ‘미니쉬’ 대량생산…글로벌 치과 시장 게임체인저 될 것”
“치아 손실을 최소화한 치아 복구 보철물(수복물)인 미니쉬(Minish) 대량생산 체제를 2년 내 구축해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게 목표다. 라미네이트, 크라운을 미니쉬로 대체하고 세계 치과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
미니쉬치과병원 대표원장이자, 의료 테크 기업 미니쉬테크놀로지의 창업자인 강정호 대표는 6월 23일 인터뷰에서 향후 사업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미니쉬 치료는 자연치아와 가장 유사한 재료(미니쉬블록)를 초정밀 가공 기술로 다듬어 손상된 치아에 결합시키는 치아 복구 솔루션이다.
강 대표가 치과를 운영하면서 2012년 개발한 심미보철 치료법으로 라미네이트나 크라운 같은 보철 치료법과 달리 기존 치아를 거의 깎지 않아도 된다. 기존 보철 치료 대비 치아 삭제량이 90% 이상 적어 ‘자연 치아 살리는 치료’로 불린다.
이러한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신세계 그룹의 정용진 부회장 등 유명인들이 미니쉬 치료를 이용했다. 미니쉬 치료를 받은 연예인 수만 500여 명에 달한다. 미니쉬 수요 급증으로 2018년 서울 강남구에 14층 규모의 ‘미니쉬치과병원’을 열었고, 병원 내 20명의 치기공사로 구성된 대형 치기공소를 세웠다.
강 대표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손상된 치아의 완벽한 복구’를 목표로 미니쉬 소재를 자체 개발하고, 초정밀 가공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직접 의료 테크 회사 창업에 나선 것이다. 2021년 2월 미니쉬테크놀로지를 창업한 강 대표는 지난해 치아 소재 개발 회사를 인수한 데 이어, 반도체 검사용 장비 기업과 협업해 초정밀 가공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설비 개발에 착수했다. 강 대표는 “전 세계 어디서든 환자의 구강 상태에 대한 3D 스캔 정보를 온라인으로 전송받아, 미니쉬를 제작해 전 세계로 공급할 수 있다”며 “미니쉬 대량생산 체제 구축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니쉬 치료가 무엇인가.
“한마디로 치아 손실을 최소화한 치아 복구 솔루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원래 자기 치아처럼 다시 정상인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자연 치아와 가장 유사한 재료(미니쉬블록)를 초정밀 가공 기술로 다듬어 손상된 치아에 결합시키는 치아 복구 솔루션이다. 미니쉬블록을 0.1mm까지 얇게 깎아서 치아에 붙인다. 블록을 얇게 깎는다는 것은 부착되는 자연 치아도 그만큼 덜 깎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라미네이트나 크라운 같은 보철 치료 대비 치아 삭제량을 90% 이상 줄였다. 치아를 거의 깎지 않기 때문에, 미니쉬 치료를 하면 평생 쓸 수 있는 치아를 되찾을 수 있다. 치아가 휴대전화라면 가공한 미니쉬블록은 휴대전화 보호필름에 비유할 수 있다. 세균이나 이물질이 들어갈 틈 없이 밀착시켜 봉쇄해 주기 때문에 잘 깨지지도 않는다. 씹는 힘을 많이 받는 어금니 역시 잘 깨지지 않도록 기술을 고도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니쉬 치료 보증기간은.
“일반적인 치과 치료의 보증기간은 1년이지만, 미니쉬 치료의 보증기간은 10년이다. 미니쉬 치료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문제가 생긴 경우가 없다. 만약 앞으로 5년이 더 지나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보증기간을 15년으로 더 늘릴 생각이다.”
미니쉬 치료 범위는.
“임플란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치과 치료에 미니쉬가 사용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충치를 때우는 보철 치료 외에도 미니쉬를 이용하면 하루 만에 치아 교정 효과도 볼 수 있다. 치열이 고르지 못한 경우 미니쉬를 이용해 치열을 시각적으로 교정한 것처럼 만들 수 있다.”
미니쉬 재료는.
“독일 치과 재료 회사인 비타(Vita)를 통해 독점 공급받고 있다. 파절 강도, 마모도, 투명도, 빛 투과성까지 자연 치아와 유사한 물질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은 미니쉬 재료를 비타로부터 공급받고 있지만, 향후 자체 개발한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치아 재료 회사를 인수한 이유다.”
회사를 창업한 계기는.
“더 정밀한 가공 설비와 더 좋은 치아 소재가 필요한데, 기존 거래 업체들로부터 공급받기 어렵다는 점에 한계를 느꼈다. 직접 자연 치아와 물성이 유사한 소재를 개발하고, 정밀도를 높인 가공 설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2021년 2월 직접 회사를 세웠다. 치아 소재 제조에서 생산 설비 개발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미니쉬 공급가를 낮출 수 있는 데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가격을 지금의 절반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여 보다 많은 사람이 미니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미니쉬 가격이 궁금하다.
“미니쉬 등급에 따라 다른데, 80만~150만원대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현재 세라믹을 이용한 라미네이트나 크라운 치료와 비교하면 두 배가량 비싼 편이다. 지금은 경제력이 높은 사람들 위주로 미니쉬 치료가 이뤄지는데,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해 가격을 라미네이트나 크라운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는 게 관건이다.”
미니쉬를 어떻게 공급할 건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환자들의 구강 상태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전송받은 뒤, (대규모 제조 시설에서) 투명 교정 장치를 생산해 공급하는 인비절라인 같은 회사의 사업 모델이 우리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방향이다. 최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전 세계 어디서든 주문을 받아 미니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직접 해외에 병원을 세울 필요도 없다. 환자들의 구강 상태 데이터만 넘겨받으면 이를 토대로 미니쉬를 생산해 공급하면 된다. 미니쉬는 전 세계에 K치과 바람을 일으킬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정보기술(IT) 솔루션 개발 부서도 있다고.
“그동안 축적된 15만 건의 미니쉬 치료를 분석하고, 미니쉬 인증 병원들이 환자들의 구강 상태 데이터를 손쉽게 전송할 수 있는 IT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IT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미니쉬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빨라질 것이다.”
미니쉬 아카데미를 열고 교육도 한다던데.
“대량생산 체제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면 우선 시장이 형성돼 있어야 한다. 미니쉬를 이용할 수 있는 수요층이 많이 확보돼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아카데미를 연 이유는 미니쉬 치료법을 공유해 미니쉬 치료를 제공하는 병원을 늘리기 위해서다. 미니쉬 인증병원은 20개로, 캐나다에도 2개가 생겼다.”
투자 유치 현황은.
“작년 70억원, 올해 4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누적 투자유치액은 총 110억원이다. 현재 기업 가치는 500억원으로 인정받았다. 자본 조달의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FI)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도 미니쉬 치료를 받았다던데.
“우리 병원에서 미니쉬 치료를 받은 정 부회장이 식사 초대를 한 적이 있다. 정 부회장이 직접 요리를 만들어 줬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지난 2년 동안 시린 이 때문에 고생했는데 말끔하게 치료해 주신 미니쉬 치과 원장님들 용지니어스키친 방문하셨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의사로서 철학이 있다면.
“‘과잉 진료하지 말자, 치아에 해 끼치지 말자, 안 아프게 치료하자’ 이 세 가지가 내 진료 철학이다. 그런데 아무리 철학이 있더라도 이를 실천할 기술이 없으면 지키기가 어렵다. 사람들이 자기 치아를 평생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Company Info
회사명 미니쉬테크놀로지
본사 서울 강남구
사업 미니쉬 기술 개발 및 양산, IT 솔루션 개발 및 미니쉬 교육
창업자 강정호
설립 연도 2021년
누적 투자유치액 11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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