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돋보기] 부동산 소액 투자의 허와 실, 이것만은 알고 가자
각종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의 경우 개개인의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여타 선진국들보다 훨씬 높은 수치인데, 그만큼 많은 국민이 부동산과 친밀하고 부동산을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문제는 부동산 투자의 경우 그 속성상 여타 자산에 비해 거액의 뭉칫돈이 들어가기에 일부 돈 많은 자산가들을 제외하고는 재테크 방편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40~50대 이상의 기성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20~30대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경우 큰돈이 들어가는 통상적인 부동산 투자는 그저 남의 얘기일 뿐이다. 하지만 수천만 원대의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MZ 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소액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상대적이지만 적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코 실(實)일 것이다. 하지만 검증과 확인 절차 없이 섣불리 부동산 소액 투자에 나섰다가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부동산이라는 상품의 속성상 그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는데 이는 허(虛)일 것이다. 대표적인 부동산 소액 투자의 유형들을 살펴보고, 투자 시 유의할 점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소형 주택 갭투자
‘소형 주택 갭투자’란 말 그대로 소형 주택(통상 전용 60㎡ 이하)을 갭투자(전셋값과 매매가격의 차액만큼만 부담) 방식으로 매입하는 부동산 투자 형태를 말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한민국의 1인 가구는 716만5788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33.4%에 달한다. 지난 2000년 226만 가구였던 것이 21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본격적인 싱글라이프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1인 가구 임차인의 거주 욕구를 충족시켜 줄 소형 주택의 공급량이 증가함과 동시에 투자 목적의 가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주택 갭투자가 부동산 소액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구원자로 등장한 셈이다. 다만 갭투자라는 속성상 전세 수요를 고려해 직장·주거 근접성이 뛰어난 도심지 역세권에 투자하되, 다세대나 연립주택(빌라)보다는 대중의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를 타깃으로 하는 게 좋아 보인다.
지분 경매 투자
부동산을 시세보다 값싸게 매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경매가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전국의 법원 경매장은 돈 벌려고 모여든 사람들로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지분 경매는 일반적인 경매와 달리 부동산 전체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의 일부 지분을 경매로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만일 한 사람의 아파트가 경매장으로 나왔다면 보통 우리가 말하는 경매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해당 아파트가 여러 사람의 명의로 된 경우라면 이것은 지분 경매가 된다. 그리고 만일 이 지분을 낙찰받게 되면 지분 경매 낙찰자는 기존 지분권자들과 공유자(공동 명의자)가 된다. 문제는 지분 경매의 경우 설령 운 좋게 낙찰받더라도 일반적인 경매 절차와 달리 다른 공유자가 우선 매수를 신고하게 되면 낙찰자 아닌 공유자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다는 점,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소유한 만큼 낙찰자가 단독으로 사용 또는 처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 등으로 인해 경매를 잘 아는 고수가 아닌 일반 입찰자들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분 거래와 경매 거래의 컬래보라는 특성상 소액으로도 투자가 용이하고 시세보다 값싸게 낙찰받는 경우가 많아 일반 경매물보다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분양권 투자
부동산 종합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사실 분양권 투자는 갭투자와 함께 비교적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부동산 투자 형태를 띠고 있다. 분양권 투자의 대상물을 살펴보면 아파트,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구분상가,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형 호텔 등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투자 이후 가격 상승 기대감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아파트가 유리하다. 도심지 인기 아파트의 경우 청약에 당첨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분양권을 매수한 후 적정 시기에 매도하여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다. 한편 아파트 분양권의 투자 타이밍으로는 상승장 후반이나 하락장 초반보다는 하락장에서 상승장으로 전환되는 시기가 가장 이상적이다. 다만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성행하는 곳에서는 일부 중개업소의 묵인하에 불법 분양권 전매나 분양권 다운계약서 작성 등이 일어날 수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분양형 호텔 투자
분양형 호텔은 아파트나 구분상가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액 투자자가 접근하기 수월한 부동산 상품이다. 분양형 호텔은 수분양자라고 불리는 투자자들이 객실별로 소유권을 갖되 호텔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업체가 수익(객실 임대료)을 배분하는 형태를 띤다. 문제는 분양형 호텔의 판매 광고에 실린 문구를 유심히 살펴보게 되면 보통 연 10%대를 넘나드는 매우 높은 투자수익률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현실성 없는 공실률 0% 및 대출을 최대한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지렛대 효과)를 과대 포장한 사례가 많다. 특히 광고 문구 곳곳에서 확정 수익률 연 10% 보장, 확정 수익률 연 12% 책임 등과 같은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분양 판매를 위한 미끼 상술로 보통 1년 이하의 기간을 보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분양형 호텔은 일반적인 부동산 매물이 아닌 관계로 투자자가 피치 못할 사유로 매각을 원하더라도 흔히들 알고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토지 투자
토지에 소액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 토지 투자의 경우 본질적으로 임대수익보다는 양도 차익을 보고 접근하므로 개발 호재의 존재 유무에 따라 투자 성패가 좌우된다. 평소 정부 정책 및 개발 정보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매입하기 전 반드시 현장 답사를 통해 진입로 존재 유무, 경사도, 정확한 시세 등을 파악해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 어떤 경우라도 기획부동산이 판매하는 토지에는 접근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거짓된 개발 정보와 시세보다 5~10배 이상 비싼 기획부동산 토지로 인해 투자자가 입게 될 피해는 사기 행위와 매우 흡사함에도 대부분 투자자 본인의 책임으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만일 기획부동산 매물로 의심된다면 접촉 자체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리츠 투자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 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배당 목적의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을 말한다. 리츠는 상장주식(5000원 기준)이라는 속성상 부동산 소액 투자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금리에 매우 민감한 관계로 지금처럼 고금리 시대에는 투자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향후 리츠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리파이낸싱 여부와 금리 하향 안정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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