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22명'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전 점검 허술…"엉터리 검사 의심"

사고 2년 전과 계측 결과 차이 커…"샌드블라스트 때문"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와 정부 대응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 이영문 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2.1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17년 철광석을 싣고 중국 칭다오로 이동하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실종자 22명을 낸 '스텔라데이지호 참사'와 관련해 사고 이전 선박 안전 점검이 비교적 허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사고 전 선박 두께 계측 방식이 부실했다고 주장했고, 점검을 담당한 선박 업체 직원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10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폴라리스쉬핑 선사 대표 A씨와 임직원 6명에 대한 두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선 사고 발생 2년 전인 2015년 스텔라데이지호(선적국 마셜제도) 선박의 두께를 계측한 선박 업체 직원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2015년도와 2017년도 선체 두께 계측 결과가 다른 점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2015년에는 쇠모(녹이 슬어 닳음)가 없다가 2년 뒤에는 4360여곳에 대한 검사에서 910곳에서나 쇠모가 확인됐다"며 "너무 큰 차이가 나는데 사고 전에는 '엉터리 검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B씨는 "2017년에는 좀 더 넓은 부위를 상대로 '샌드블라스트'(철판에 모래를 쏴서 녹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식)로 두께 측정을 했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2015년에는 샌드블라스트 지시가 없었고, 이것은 두께 측정 시 의무 사항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의무 사항이 아니어서 쇠모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건 무책임한 답변"이라며 "육안으로 녹이 확인되면 녹을 전부 제거하고 두께를 측정하는 게 맞지 않은가"라고 질문했다.

이는 2015년 당시 B씨가 선박 모든 부분에 대해 두께 계측을 하지 않아 안전 점검이 부실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B씨는 이에 대해 "선박 규모가 커서 최대한 꼼꼼하게 측정한다고 해도 전부 다 짚을 수는 없다"며 "계측 직원이기 때문에 선사 측에서 정해준 부위만 계측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톤을 적재한 상태로 중국 칭다오로 항해하던 중 2017년 3월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사고로, 승선원 24명 중 22명(한국인 8명, 필리핀인 14명)이 실종됐다.

검찰은 화물을 미승인 방식의 '격창 적재' 방식으로 보관하고, 보이드스페이스(선체 바닥의 빈 공간)를 빌지웰(폐기 혼합물 저장공간)로 불법 사용해 부식이 일어나면서 선체 구조에 손상이 가해져 침몰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선사 측은 피고인들과 침몰 사이의 인과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고 격창 적재, 선체 공간 불법 활용이 침몰 원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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