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개혁가인가 폭군인가…사우디 ‘미스터 에브리싱’의 모든 것
사우디 권력의 정점에 선 왕위 계승자
빈 살만의 두 얼굴
브래들리 호프, 저스틴 셱│박광호 옮김│오픈하우스│2만5000원│484쪽│6월 1일 발행
폐쇄적인 이슬람 왕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7년 사이 빠르게 변했다. 여성의 운전 금지를 철폐했으며, 영화관과 콘서트를 허용하고, 국경을 열어 외국인에게 관광 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데도 탈석유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 정세도 재편 중이다. 중국과 밀착 행보를 통해 그간 사이가 요원했던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게 했다. ‘앙숙’인 이란·이스라엘과는 데탕트(긴장 완화)에 나섰다. 사우디에 변화를 몰고 온 것은 단 한 사람.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남자’란 뜻의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 1985년생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두 기자가 쓴 이 책은 세계 정치·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빈 살만을 파헤쳤다. 수많은 인터뷰와 금융 자료, 정부 비밀문서를 통해 그가 권력을 얻은 과정을 추적했다. 책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다. 어린 시절 빈 살만은 왕가의 골칫덩어리였다. 맥도널드를 좋아하는 비만 체형에 공부와는 담을 쌓고 비디오 게임에 빠져 살았다. 사춘기 때 군복을 입고 슈퍼마켓에서 난동을 벌여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도 있었다. 10대 때 다른 형제들처럼 유학을 하는 대신 수도 리야드의 주지사였던 아버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곁을 지켰다. 이때 그는 권력의 생리를 배웠고, 주식 투자를 통해 돈의 속성을 깨달았다. 2011년 10월 국방부 장관에 취임한 아버지의 특별보좌관이 된 그는 본격적으로 권력을 잡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2015년 압둘라 국왕이 사망, 아버지 살만이 왕위에 오르자, 국정을 하나씩 장악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2017년 6월, 당시 왕위 계승서열 1위였던 사촌 형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몰아냈고, 왕세자로 등극하자 같은 해 11월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피의 대숙청을 단행한다. 알왈리드 빈 탈랄 등 200여 명의 왕자·사업가·관료를 부패 및 횡령 혐의로 체포해 리야드의 리츠칼튼호텔에 석 달 넘게 구금한 것. 당시 사우디 국방부 장관 미테브 빈 압둘라 왕자와 경제기획부 장관, 해군사령관 등도 이 호텔에 구금됐다. 빈 살만을 몰아내려 했던 투르키 빈 압둘라 왕자와 그의 형제들도 가뒀다. 이들은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고 유죄를 인정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고문과 구타, 협박 등의 가혹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빈 살만은 자기 앞길에 걸림돌이 될 만한 인물을 모두 정리하는 데 성공했다.
권력 중심에 선 그는 예멘 내전 개입,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레바논 총리 납치 및 사임 협박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한편으론 사우디의 세계 무대 장악을 위한 전폭적인 개혁도 추진 중이다. 국가 개조 프로젝트 ‘비전 2030(Vision 2030)’을 기획하고, 보수적인 종교 지도자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여성 인권 신장과 문화·관광 산업 부흥에 힘을 쏟고 있다. 모두 그가 막대한 권력을 쥐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과연 그는 야심 찬 개혁가일까 냉혹한 폭군일까.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빈 살만에게는 비전을 증명할 길고 긴 세월이 남아 있다. 그는 앞으로 10년, 20년, 어쩌면 30년 이상 전설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돈과 경제와 문명에 대한 이야기
어나더 경제사 1 (자본주의)
홍기빈│시월│2만2000원│392쪽│7월 1일 발행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경제 시스템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하지만 그 누구도 자본주의란 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발전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저자는 자본주의를 보려면 인류 역사 전체를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석기인의 식생활부터 중세와 근대의 경제, 14세기 서유럽의 흑사병 사태, 화폐 기원까지 5만 년에 걸친 거대하고 방대한 인류 역사를 통해 그 답을 찾는다.
대립과 분열의 시대를 건너는 법
민주주의의 모험
신기욱│인물과사상사│1만8000원│288쪽│6월 30일 발행
권위주의와 싸워 민주화를 이뤄낸 대한민국. 하지만 포퓰리즘, 정치적 양극화 같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최근 부상하고 있다. 진영 논리가 판을 치고, 사회는 분열되며 정치는 실종됐다. ‘한국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의구심이 늘어나고 있다.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가 한국 민주주의는 어디에 서 있고 어떤 모험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지 진단했다.
메타버스와 챗GPT의 창조적 융합 시대를 열다
가상세계의 창조자들
노석준, 이승희│글라이더│1만9800원│284쪽│6월 15일 발행
오픈AI의 채팅형 AI(인공지능) 챗GPT부터 블록체인까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제 기술 발전의 거대한 흐름을 역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인류 발전의 기회로 삼을지 고민할 때다. 이 책은 신기술이 만들어 갈 미래 세상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 성큼 다가온 새로운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을 되돌아본다
난세일기
도올(김용옥)│통나무│1만8000원│360쪽│6월 15일 발행
도올이 돌아왔다. 난세(亂世)의 시기, 우리 문명의 본모습에 대한 성찰을 시작한다. 고조선부터 K콘텐츠까지 이어온 고유한 문화적 힘에 주목한다. 그 힘의 근원을 저자는 우리 민족의 신바람과 통하는 풍류라고 봤다. 이어 풍류란 무엇인지 포괄적이고 실증적으로 설명한다.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암운이 드리우는 이때, 전통의 지혜를 활용해 창조적인 미래 문명을 만들 것을 주문한다.
비즈니스의 실수를 일깨워 주는 네 가지 거울
실패하는 비즈니스에는 이유가 있다
이홍, 전상길│삼성글로벌리서치│1만9000원│304쪽│6월 26일 발행
테슬라, 소니, 도요타, 노키아 등 전 세계 누구나 알 법한 글로벌 기업들도 경영 실수로 사업에 타격을 입는다. 스타트업부터 동네 치킨집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비즈니스의 실수를 줄이지 않으면 성장이 어렵다는 점이다. 알면서도 쉽게 반복하는 실수를 한눈에 파악하고 개선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경영 전문가인 두 저자가 실수가 실패가 되지 않도록 당신의 비즈니스를 점검하는 법을 알려준다.
인류 역사를 바꾼 여섯 가지 물질
물질의 세계: 과거와 미래에대한 실질적인 이야기
(Material World: A Substantial Story of Our Past and Future)
에드 콘웨이│이버리퍼블리싱│28.01달러│512쪽│6월 15일 발행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 저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물질로 이 여섯 가지를 꼽는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전력을 공급하고, 집과 사무실을 짓고,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을 만들어 인류를 암흑세계에서 꺼낸 물질이다. 저자는 유럽의 가장 깊은 광산부터 대만의 반도체 칩 공장 등을 누비며 여섯 물질이 인류 사회에 스며드는 과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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