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왕자는 바람둥이? ‘킹더랜드’에 아랍권 시청자들 “문화 왜곡”
인도 배우 출연, 여성 집착 묘사
시청자 “아랍 문화 뿐 아니라
종교에 대해서도 무례한 짓”
JTBC 드라마 <킹더랜드>가 ‘아랍 왕자’라는 설정의 인물을 등장시켜 ‘아랍 문화를 왜곡한다’는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10일 미국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는 <킹더랜드>에 대해 최하점(1점)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비판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도 유사한 지적이 이어졌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8~9일 방영된 7~8회다. 두 개 회차에 걸쳐 주인공 구원(이준호)과 천사랑(임윤아)이 일하는 킹호텔에 아랍 왕자 사미르(아누팜 드라파티)가 머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세계적인 부호로 설정된 극 중 사미르는 호화로운 술집에서 여성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구원의 전화를 받고 킹호텔에 묵기로 한 뒤 호텔에 도착한 그는 천사랑에게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진다.
해외 시청자들은 아랍 왕자인 사미르를 인도인 배우가 연기한 점, 사미르가 바람둥이로 묘사된 점 등을 들어 제작진이 아랍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킹더랜드>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한 시청자는 IMDB에 올린 글에서 “이 드라마는 인도 배우에게 아랍 전통의상을 입히고, 마치 그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처럼 행동하게 하며 술과 여성에게 집착하게 했다”며 “이는 문화뿐 아니라 우리 종교에 대해서도 무례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아랍인들이 언제부터 술에 돈을 쓰고 여성들과 시시덕거렸냐. 이것은 종교에서 모두 금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무례한 드라마’ ‘실망스럽다’ ‘JTBC는 사과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
비판이 거세지자 JTBC 측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역, 지명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고 사미르 왕자를 특정 국가 왕자로 묘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국 콘텐츠가 외국인이나 해외 문화를 부적절하게 묘사하며 논란에 휩싸이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베트남전쟁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담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베트남 정부 요청에 따라 넷플릭스의 베트남 내 서비스가 중단됐다. 같은 해 방영된 SBS <라켓소년단>은 인도네시아가 자국에서 열린 배드민턴 대회에서 한국을 이기기 위해 질 나쁜 숙소를 배정한 것처럼 그려 비판을 받았고 결국 제작진이 사과했다. 블랙핑크는 ‘하우 유 라이크 댓’ 뮤직비디오에 힌두교 신상을 배경으로 등장시켰다가 종교적 상징물을 함부로 다뤘다는 비판을 받은 뒤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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