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17일만에…이재명·이낙연, 11일 만난다

막걸리 곁들인 만찬 검토
계파갈등 잦아들지 주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저녁에 회동한다. 이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귀국하고 17일 만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귀국 인사' 행보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만큼 회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그동안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 5·18민주묘지 참배,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막걸리 회동 등 일정을 연속적으로 소화했다. 10일 오후에는 주한 프랑스대사와 차담을 진행했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은 두 전·현직 대표 외에 양측에서 배석자가 1명씩 참석해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으로 진행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회동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의 전화 통화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화 통화 당시 이 전 대표 측이 '급할 것 없다'는 뉘앙스를 풍겨 양측이 회동 여부를 두고 '밀당(밀고 당기기)'을 한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앙금이 있었던 두 거물급 인사의 회동이 이뤄지는 만큼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가 관심사다. 이번 만남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계파 갈등이 잦아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오히려 비명계가 결집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은 이번 회동의 성격에 대해 일단 '인사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당의 단합과 윤석열 정부 견제를 위한 이 전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귀국 후 생각보다 빨리 '이재명 체제'에 쓴소리를 해온 만큼 당내 민주주의나 혁신 작업 등에 대해 고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 측에서는 이 전 대표가 가장 어려운 시기인 대선 패배 후 1년간 당을 비워놓고 이제 와서 외곽에서 '내부 총질'을 하며 비주류 구심점 역할을 자처하려 한다며 불편한 시선을 갖고 있는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당이 위기인 만큼 당연히 그에 걸맞은 이야기가 오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에서 "이럴 때 제가 몸담은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텐데 국민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