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본색…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사상최대
8년새 2배 늘어 16만6892명
유학비자 심사기준 완화로
한국 찾는 외국학생 더 늘 듯
◆ 한국인 유학생 급감 ◆
코로나19로 감소했던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지난해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을 기점으로 다시 늘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재정난에 빠진 국내 대학들이 유학생을 유치하려는 노력과 한류 인기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0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기준 국내 고등교육기관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는 16만6892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2014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8만4891명에 불과했지만 8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2020년부터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유학생 수가 2년 연속 감소했으나 2022년 들어 급반등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6만165명) 수준을 넘어섰다.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국내 대학들이 외국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재정난과 학생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광주 호남대는 지난 4∼5월 중국 자매대학 20여 곳에서 입시 관련 홍보를 진행했고, 대구 계명대는 지난해 8차례에 걸쳐 몽골·베트남 등 고교와 협력 대학을 방문해 입학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미 재학생 대부분이 외국인 유학생인 곳도 있다. 강원도 속초 인근에 있는 한 대학은 야간반에 다니는 지역 직장인과 군인들을 제외하면 재학생 99%가 인도·네팔 등에서 온 외국인이다.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확대와 K팝 등 한류 인기에 힘입어 한국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유학생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트남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베트남 유학생 비중은 2018년 19%에서 지난해 22.7%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 유학생 수는 3만7940명으로, 1위인 중국(6만7439명)의 60%에 육박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한류 인기가 높은 데다 많은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어 취업에도 유리하다는 점이 베트남 유학생들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유학생에게 문호를 더 넓게 개방하면서 앞으로도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지난 3일부터 비자제도를 개선하고 유학비자 발급 시 필요한 재정능력 심사 기준을 완화한 바 있다. 학위과정 유학생은 2만달러(약 2600만원)에서 원화 2000만원으로, 어학연수생은 1만달러(약 1300만원)에서 원화 1000만원으로 심사기준이 낮아졌다. 특히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 유학생은 학위과정 1600만원, 어학연수생은 800만원 상당의 재정 능력을 입증하도록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취업 제한도 대폭 완화됐다. 전문학사 및 학사과정 학생들에게 허용되는 시간제 취업시간은 주당 20시간에서 25시간으로 확대됐고, 단순노무 분야 외에 전문 분야에서 인턴 활동도 가능해졌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학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국가·기업 위상 상승과 한류 인기 등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외국인 유학생 급증에 따른 교육 환경 악화와 외국인 서울 쏠림현상 심화 등은 향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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