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피의자’ 호송 중 극단적 선택···경찰, 감찰 착수

전북경찰청 전경. 자료사진

현행범으로 체포돼 지구대로 호송되던 피의자가 순찰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경찰은 이 남성을 체포한 경찰관 2명을 상대로 피의자 안전 관리 소홀 여부 등의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10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오전 8시 40분쯤 전주 완산구 삼천동의 한 주택에서 70대 A씨가 호송 중 순찰차 안에서 자해했다. A씨는 50대 아들 B씨를 때린 혐의로 체포된 상태였다. 경찰관이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이날 소방으로부터 가정폭력 의심 공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결과 아버지 A씨가 아들 B씨를 때려 아들이 머리 등을 크게 다친 상황이었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순찰차에 태우고 지구대로 이송했다. 아들은 소방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순찰차 뒷좌석에 혼자 타고 있었으며 수갑은 차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관들은 각각 운전석과 조수석에 탄 채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지구대에 도착했으며, 그때서야 A씨 자해 시도 사실을 뒤늦게 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수갑 등 사용지침’에 따르면 경찰은 현행범 체포 시 수갑을 사용해야 한다. 피호송자 포박 전 안전호송에 필요한 신체검색을 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이날 경찰들이 규정대로 A씨에게 수갑을 사용했다면 이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경찰을 대상으로 피의자 안전 관리를 소홀히 했는지 철저히 감찰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