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닷새 후 … 푸틴, 프리고진 만났다"
용병도 푸틴위해 싸울것" 주장
프리고진은 여전히 행방 묘연
바이든 나토 정상회의 앞두고
"우크라 가입 아직 준비안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장 반란을 일으킨 용병그룹 바그너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만났다고 크렘린궁이 10일 밝혔다. 프리고진이 벨라루스 망명을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러시아와 합의한 지 닷새 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를 향해 진군한 지 5일 만인 지난달 29일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만났다"면서 "바그너 지휘관을 포함해 35명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해 3시간 동안 면담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면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당시 사건에 대한 평가를 밝혔고, 같은 사건에 대한 바그너 지휘관들의 설명도 청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그너 지휘관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그들은 대통령의 지지자들이고 여전히 푸틴 대통령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크렘린궁이 프리고진과의 회동 사실을 밝히기 전까지 프리고진의 행방은 묘연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다"고 말했지만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는 "프리고진이 더 이상 벨라루스에 있지 않다. 이날 오전까지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었지만 지금은 아마 모스크바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해 혼란을 키웠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잘못 이끌고 있는 러시아 국방부와 군 수뇌부가 자신들을 공격했다며 지난달 23~24일 무장 반란을 일으켜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 군 시설을 장악했다. 바그너그룹은 이후 하루 만에 1000㎞ 가까운 거리를 달려 모스크바에 접근했으나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진군 36시간 만에 병력을 철수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6일 "러시아 정부 전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 긋기에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나토 가입 추진 시기를 종전 이후로 언급하면서 서방권의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논의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전쟁 한복판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킬지에 대해 나토 내 만장일치 의견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전쟁 당사국을 나토에 가입시키면 러시아와의 확전으로 비화하는 만큼 회원국 간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유럽으로 떠나는 와중에 공개됐다. 11~12일 양일간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우크라이나도) 민주화와 일부 문제를 포함해 가입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투표를 요구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자격을 갖추기 위한 합리적 길을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 등 일부 나토 회원국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를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명백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당장 나토에 가입하는 대신 '이스라엘식 안전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가입)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처럼 안전보장과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휴전하거나 평화협상을 체결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식 안전보장에 대해 "미국이 다른 동맹·파트너와 함께 다자 틀에서 우크라이나와 장기적 양자 안전보장을 협상한다는 개념"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에 관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주요 7개국(G7) 정상 등 파트너와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적극 추진해왔던 젤렌스키 대통령도 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 추진 시기를 종전 이후로 설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이미 세계에서 자리를 잡았다.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나라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나토 국가의 가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쟁이 끝난 후 우리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회원국이 되기 위한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집속탄 지원 결정이 동맹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을 일축했다.
[권한울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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